[우리 고장 멸종위기종㉚] '홍당무 부리+블랙수트' 뽐내는 시흥시 굴킬러
[우리 고장 멸종위기종㉚] '홍당무 부리+블랙수트' 뽐내는 시흥시 굴킬러
  • 남주원 기자
  • 승인 2021.11.25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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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펭귄의 새로운 기획시리즈 [우리 고장 멸종위기종]은 국내에 서식하는 주요 멸종위기종의 ‘현주소’를 알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종이든, 그렇지 않든 사라져가고 있는 종들이 처한 위기상황을 주로 드러내는 것이 목표다. 우리 바로 곁에서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다는 사실과, 그 종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다. 공존과 멸종은 관심이라는 한 단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안타까운 점이 많아요. 시 환경정책과라고 한다면 어디에 어떤 멸종위기종이 있고, 어디서 번식을 하고, 또 먹이는 어디서 뭘 먹는지 전체적인 환경을 알아야 하잖아요. 이런 것들을 조사를 해야 하는데 공무원들은 그런 개념이 없어요"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은 지난 23일 뉴스펭귄과 인터뷰에서 시흥시청과 정부를 향해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시흥환경연대(구 시흥환경교육네트워크)는 경기도 시흥시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환경 단체다. 환경교육·환경운동·환경실천이라는 3대 과제를 목표로 자연환경보전 및 지속가능한 도시환경,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는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시흥의 습지를 지키고 그곳을 찾는 겨울철새를 보전하는 일에 열심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호조벌, 시흥갯골, 오이도갯벌 등 시흥의 다양한 습지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비롯해 수많은 새들이 찾아와 소위 '생명의 땅'으로 여겨진다. 시흥갯골은 생태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2년 2월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하 검은머리물떼새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이하 검은머리물떼새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마치 홍당무처럼 붉고 긴 부리를 지닌 검은머리물떼새 역시 시흥 습지를 찾는 단골손님인 동시에 터줏대감이다.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검은머리물떼새는 텃새이자 겨울철새이므로, 겨울이 되면 겨울철새 집단과 텃새 집단이 모여 큰 무리를 이루기도 한다. 

시흥에 검은머리물떼새가 자주 출현하는지 묻자 오환봉 집행위원장은 "자주 나타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매일 있죠. 겨울에는 내내 있어요. 그 수도 굉장히 많고요"라고 답했다.

그는 직접 촬영한 검은머리물떼새 사진과 영상을 제공하며 실제 목격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검은머리물떼새는 부리가 꼭 홍당무 같아요. 돌을 잘 뒤집고 굴이랑 조개도 잘 까먹고. 갯벌 구멍에서 갯지렁이도 잡아서 먹는데, 특히 새끼가 부화했을 때 오이도나 갯골에서 갯지렁이를 많이 잡더라고요. 영양분이 좋으니까"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검은머리물떼새는 몸길이 약 43cm이며 머리와 가슴, 등은 검고 배는 희다. 이 같은 생김새 때문에 '검은 정장을 입은 갯벌의 멋쟁이'로 불리기도 한다. 부리는 붉고 튼튼하며 그 길이가 8~11cm 가량으로 물떼새 중 가장 길다. 눈과 다리 또한 붉은색이다. 

길고 튼튼한 부리 덕분에 딱딱한 굴, 조개 껍질 사이에 부리를 끼워 넣고 비트는 방식으로 내용물을 쉽게 꺼내 먹는다. 검은머리물떼새가 영어로 오이스터캐쳐(oystercatcher), 즉 굴(oyster)을 잡는 새(catcher)라고 불리는 이유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세계적으로는 개체수가 풍부하나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는 약 1만 마리 정도만 분포해 매우 희소하다. 이에 따라 천연기념물 제326호로 지정돼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이들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은 간척사업과 해양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훼손이다. 최근에는 인간의 잦은 무인도 출입이 이들 번식을 방해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200마리였던 황오리는 매년 볍씨를 뿌려줬더니 현재 750마리까지 늘었다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시흥환경연대와 시민활동가들의 먹이나눔으로 최근 개체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황오리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겨울이 되면 수많은 철새와 멸종위기 조류가 시흥의 습지를 찾아오나 부족한 먹이로 인해 충분한 영양섭취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시흥환경연대는 매년 지역 시민활동가들과 함께 십시일반으로 볍씨를 모아 새들에게 모이를 주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전액 겨울철새 먹이 구입에 쓰이는 모금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아울러 검은머리물떼새를 비롯한 보호종 조류를 위해 새 모니터링 초급·심화반을 구성하고, 활동가들을 교육시켜 지속적인 모니터링반을 양성하는 과정을 계속해서 추진 중이다.

이하 시흥을 찾는 멸종위기 조류 및 겨울철새들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이하 시흥을 찾는 다양한 멸종위기 조류 및 겨울철새들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오환봉 집행위원장은 시흥시청 대응 및 정부 정책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말로만 '환경도시'라고 할 것이 아니라, 모니터링 양성과정 등을 통해 실제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환경적으로 좋아지고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예컨대 사람들은 수백 마리 새들이 모여있는 광경을 보러 와서 사진도 찍고 근처에서 식사도 하고 간다. 공무원들은 이런 것들을 모르더라. 관에서 인식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일본은 대모잠자리 한 종 때문에 개발하려던 곳 개발을 금지하고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깜짝 놀랐다"면서 "이처럼 보전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하천 바닥을 전부 평평하게 긁어버린다. 하천에는 여울과 자갈, 모래 등이 있어야 새들이 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사진 시흥환경연대 오환봉 집행위원장 제공)/뉴스펭귄

멸종위기종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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