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 멸종위기종㉓] 오후 세 시가 되면 팝콘처럼 꽃 피우는 대청부채
[우리 고장 멸종위기종㉓] 오후 세 시가 되면 팝콘처럼 꽃 피우는 대청부채
  • 남주원 기자
  • 승인 2021.10.10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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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펭귄의 새로운 기획시리즈 [우리 고장 멸종위기종]은 국내에 서식하는 주요 멸종위기종의 ‘현주소’를 알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종이든, 그렇지 않든 사라져가고 있는 종들이 처한 위기상황을 주로 드러내는 것이 목표다. 우리 바로 곁에서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다는 사실과, 그 종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다. 공존과 멸종은 관심이라는 한 단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영상 인스타그램 '@bk_my_life' 촬영 및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만약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왕자 속 이 대사들이 떠오르는 식물이 있다. 오후 3시가 되면 팝콘처럼 '팝팝!' 앞다투어 꽃을 피우는 멸종위기종 대청부채가 바로 그렇다.

대청부채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오후 3~4시쯤 개화해 밤 9~10시쯤이 되면 오므라드는 특징이 있어 '신비의 꽃', '오후 3시의 꽃', '생물 시계' 등으로도 불린다.

아이리스, 즉 붓꽃과에 속하는 이 식물은 분홍빛이 도는 보라색 꽃을 피워내 신비롭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화 시기는 늦여름인 8~9월쯤이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대청부채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인천 옹진군 대청도에 자생하고 잎이 부채처럼 펼쳐져 있어 이 같은 이름을 갖게 됐다. 국내에서는 1983년 대청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독특한 개화 시간 때문일까. 다수의 목격담에 따르면 한 번 보면 묘한 매력에 흠뻑 빠져 여운이 남는다는 대청부채. 대청도 외에 백령도, 충남 태안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희귀하게 목격되는 야생식물이다.

보통 햇살 좋은 바닷가 절벽에 존재하거나 수풀 속에 드문드문 숨어있는 탓에 대청부채를 보는 일은 여간 쉽지 않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대청부채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에 처해 있다. 그들이 자라나는 해안가 벼랑 끝이 아닌, 멸종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처지다. 자생지 파괴와 불법 채취, 기후위기 등이 이들을 사라지게 만드는 주요 위협 원인이다. 

이에 인천광역시는 올해 4월 대청부채를 '깃대종'으로 지정하고 보전에 앞장서기로 했다.

깃대종이란 그 지역 생태계를 대표하며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 생물종이다. 해당 지역의 생태적·지리적·사회적·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종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천시 생활환경과 생태지질팀 측은 "대청부채는 멸종위기종이고 예쁘기도 하지만, 이름에서부터 인천 고유의 지명이 들어갔기에 더욱 의미가 있어 깃대종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6일 뉴스펭귄에 전했다.

이어 "대청부채가 올해 인천시 깃대종으로 선정됐다"면서 "내년도 예산편성에 대청부채 보호사업을 반영해 실태조사 및 보전 방향 제시, 교육 홍보 프로그램 개발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일종의 대청부채 특별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환경단체 등과 함께 기본적인 보호활동을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 대청부채 보호활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인천시 깃대종은 시민 설문조사와 자문 위원회 심의 등 공식 절차를 거쳐 뽑혔다. 시에서는 깃대종 선정을 위해 2년간 전문용역을 실시했고, 자문단 운영 및 1800명의 시민 의견을 반영해 깃대종 5종을 최종 선정했다.

저어새(조류), 금개구리(양서류), 점박이물범(포유류), 흰발농게(무척추동물)와 함께 대청부채가 식물 대표로 발표된 것이다. 

인천시 생활환경과 측은 "내년 보호사업을 통해 모니터링 및 연구용역을 통한 서식지 조사를 실시하면, 앞으로 대청부채를 어떻게 보전해야 가장 좋을지 명확한 보전 대책 등이 도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하진 않지만, 멸종위기인 대청부채를 지키기 위해서는 일단 현재로서는 자연상태 그대로 잘 놔두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인천시가 대청부채 보호에 실질적인 활동을 준비하는 만큼 앞으로는 그에 따른 시민들 관심과 함께 구체적인 보전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시는 "저어새, 금개구리, 점박이물범, 흰발농게 등 나머지 깃대종에도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멸종위기종 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