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에 걸친 가로림만에는 수많은 조류가 찾아온다. 여기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국제적 멸종위기 조류와 국내 법적 보호종이 다수 포함됐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권경숙 사무국장은 매년 가로림만에서 조류 모니터링을 하는 동시에 이곳을 찾은 조류들을 카메라로 포착하고 있다. 그가 담아낸 사진을 통해 가로림만에서 살아가는 국제적 멸종위기 조류 알락꼬리마도요, 황새, 재두루미, 검은머리물떼새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알락꼬리마도요(학명 Numenius madagascariensis)는 우리나라에서는 갯벌 지역에서 관찰되는 나그네새다. 길고 아래로 휘어진 부리를 이용해 게와 같은 해양무척추동물을 사냥해 먹는다. IUCN 적색목록에 '위기(EN, Endangerd)종'으로 분류된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갯벌 매립으로 기착지(목적지 이동 도중 들르는 곳)가 적어지면서 개체수에 위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선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인 황새(학명 Ciconia boyciana)는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한국 황새는 대형 조류로 몸길이가 110~150cm, 날개를 펴면 200~273cm까지 자란다. 울음소리로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부리를 부딪혀 나는 소리로 의사표현을 하는 독특한 생태도 가지고 있다. 습지에서 미꾸라지, 붕어, 개구리, 지렁이, 메뚜기 등을 먹고 산다.
황새는 국제적으로는 IUCN 적색목록에 위기(EN, Endangerd)종으로, 한국에서는 천연기념물 199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도 지정돼 있다. 황새생태연구원 연구를 통해 보전 노력도 이어지고 있으나 2018년 8월 기준 개체수가 감소 중이다.
유럽에도 황새가 있는데 한국에 서식하는 황새는 유럽 황새에 비해 몸이 큰 편이다. 유럽 황새는 부리가 다리와 함께 매우 붉은색을 띠는 반면 한국 황새는 부리가 검다. 유럽에는 황새가 새로 태어난 아이를 물어다 준다는 전설이 있다. 이는 유럽 전설이라 따지고 보면 한국 황새와는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겠지만 이 전설 덕에 황새라는 이름만큼은 많은 사람이 알게 됐다.
재두루미(학명 Antigone vipio)는 몸은 파란색이 도는 회색 털을 가졌으며 뺨에는 붉은 피부가 드러난 독특한 색채를 가진 새다. 강 하구, 갯벌, 개활지, 논 등 습지에 서식하고 한국에는 겨울에 찾아오는 겨울철새다. 경계심이 매우 강해 관찰하기 어렵다.
국내에서는 철원, 한강 하구, 임진강 유역, 낙동강 하구 등에서도 분포하며 해외에는 시베리아 동무 아무르강 유역에서 번식하고 일본 이즈미에서 겨울을 난다. IUCN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종으로 지정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국내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검은머리물떼새(학명 Haematopus ostralegus)는 홍당무처럼 길고 붉은 부리가 특징인 멸종위기종이다. 돌을 뒤집어 굴과 조개를 찾아 껍데기를 까먹고, 갯지렁이도 선호한다. 길고 튼튼한 홍당무 부리를 조개껍데기 사이에 끼워 넣어 비트는 방식으로 조개를 깐다. 이런 특성 덕에 영어권에서는 '굴잡이새(Oystercatcher)'라고 불린다.
간척사업과 해양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훼손, 최근에는 인간의 잦은 무인도 출입은 검은머리물떼새 번식을 방해하기 때문에 멸종 위협이 된다. 검은머리물떼새는 국제적으로 IUCN 적색목록에 준위협(NT, Near Thretened)종으로 분류됐고, 국내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천연기념물 326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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