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읽는 기후 총 26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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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민낯 ⑩] 한국서부발전...태안의 하늘을 덮은 매연
탄소의 바다를 건너는 공장 — 태안화력 3,100만 톤의 진짜 얼굴서해의 회색 바람을 따라가다 보면, 해안의 적막 위로 거대한 구조물이 떠오른다. 태안화력발전소다. 이곳에서 배출된 연간 3,100만 톤의 이산화탄소(CO2)는 한국 기후위기의 중심에 놓인 절대적 수치다. 이 규모가 어떤 환경적 함의를 갖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일은 지금의 한국에 주어진 필수 과제다.‘3,100만 톤’은 국제 연구자들의 분석에서 비롯됐다. 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실린 D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1-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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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의 기후과학] 빙하의 시대 ③ 얼음에 새겨진 문명의 그림자
얼어붙은 기억 속을 걷다밤과 낮의 경계가 사라진 남극의 겨울, 콩코르디아 기지 지하 저장고는 영하 50도의 절대적 침묵 속에서 빛을 잃은 ‘시간의 서고’처럼 잠들어 있다. 과학자들이 이곳에 보관한 얼음 기둥에는 인류가 남긴 문명의 화학적 음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한 시대의 숨결까지 흡수한 보석 같은 기록물이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아이스코어를 ‘지구의 기억 기관’이라 부른다.빙하는 눈이 쌓이고 얼어붙으며 압축된 얇은 층들의 집합체다. 인류 문명보다 훨씬 앞선 고대의 흔적부터 산업혁명·전쟁·화학혁명·핵실험·플라스틱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1-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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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민낯 ⑨] 한국남동발전...석탄 거점의 이중 모순
대기 위에 쌓이는 검은 시간, 그 시간의 무게를 묻다겨울의 서해는 차갑지만, 영흥화력발전소의 굴뚝은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뜨거운 기류를 내뿜는다. 눈에는 하얀 연기로 보이지만, 기후과학의 언어로 번역되는 순간 이 연기는 전혀 다른 의미를 얻는다.영흥화력은 연간 2,000만 톤의 CO₂를 대기 중에 내뿜는다. 서울시 전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무게는 하루하루 공기층에 켜켜이 쌓이면서 지구의 열을 가두고, 미래 세대가 떠안을 위험을 조금씩 더 키운다.한국남동발전(KOEN)은 국내 전력 공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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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의 기후과학] 빙하의 시대 ②...얼음에 새겨진 지구의 호흡
영원을 담은 하얀 보관소남극 돔C의 정적은 시간을 얼려 놓은 듯하다. 영하 35도의 혹한에서 과학자들은 2,753미터 깊이의 얼음 기둥, ‘얼음코어’를 끌어올린다. 그 속에는 80만 년 동안 이어진 지구의 심장 박동이 층위별로 고스란히 눌려 있다.2025년 초 새롭게 채취된 코어는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중심부 공기층에서 현대 지구의 대기 변화가 과거와 다른 패턴으로 꺾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이례적 신호가 확인된 것이다. 얼음은 침묵하지만, 그 침묵은 어느 언어보다 명확하게 지구의 변화를 말한다.빙하는 단순한 얼음 덩어리가 아니다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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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민낯 ⑧] 한국동서발전, 붕괴의 연기...그린의 가면을 벗기다
울산의 붕괴, 연기 속의 질문2025년 11월 6일 오후 2시 6분. 울산 장생포 앞바다 위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울산화력발전소 제3복합동 냉각수 순환로가 붕괴돼 , 하청 근로자 7명이 매몰됐다. 철골과 배관이 뒤엉킨 현장은 전쟁터 같았다. 세 시간 뒤, 폭발이 또 일어났다. 불길은 LNG저장탱크로 번졌다. 사망자 5명, 실종 2명. 복합발전설비 2기 전면 중단. 조사 결과, 원인은 “노후 구조물의 피로파괴.”로 밝혀졌다. 하지만 기술적 결함은 표면일 뿐이었다. 예방보다 실적을, 정비보다 가동률을 택한 구조적 관리 실패가 있었다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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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의 기후과학] 빙하의 시대 ①...지구, 얼음의 서사를 시작하다
얼음의 행성, 지구의 자서전이 열리다.빙하는 지구의 연대기다. 오래전 내린 눈이 쌓여 세월을 압축한, 하얀 빙옥처럼 투명한 시간의 결정체. 그러나 이 얼어붙은 보물상자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 비밀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신화 속 태양의 불길에도 굴복하지 않고 하늘의 문지기가 된 거대한 설인처럼, 빙하는 오랫동안 자신의 출생 비밀을 감춰왔다.우리는 그 서사시의 첫 장을 펼치려 한다. 눈 한 톨이 수정처럼 맑은 얼음 결정이 되기까지, 고요한 산간에서 빙하가 흐르기 시작하는 그 신비로운 순간까지, 이 기사는 얼어붙은 강이 어떻게 태어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1-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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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민낯 ⑦] 발전 5사, 석탄에 갇힌 한국 전력의 그림자
발전 5사 체계, 기후위기의 중심으로한국 경제의 심장은 전력이다. 공장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고, 지하철이 달리며,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는, 이 모든 순간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맥박이 흐른다. 그런데 그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이 지구의 체온을 서서히 높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전력공사(KEPCO)의 자회사, 즉 발전 5사(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가 있다. 이들은 국내 전력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면서도, 동시에 국가 온실가스 배출의 15~17%를 차지하는 거대 탄소원이다. 각 사의 연간 배출량은 평균 2천만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1-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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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의 기후과학] 냉각 기술과 복원 문법...인류세 경계에서 배우는 지구 언어
인류세, 지질학적 전환의 시대지구 46억 년의 진화사 속에서 인류의 존재는 찰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간은 지구 시스템 전체를 바꿔놓을 만큼 강력한 지질학적 요인으로 부상했다. 화석연료의 연소는 대기의 화학 조성을 교란했고, 산업화와 농업의 확장은 토양과 해양의 생태 순환을 흔들었다. 플라스틱은 퇴적층의 일부로, 미세플라스틱은 인체 세포막을 통과해 혈류 속으로 스며든다.지질학자 폴 크루첸(Paul Crutzen)이 제안한 ‘지질인류세(Anthropocene)’ 개념은 인간의 활동이 이미 지질학적 흔적을 남기고 있음을 선언한 사건이었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1-0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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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민낯 ⑥] 한국 4대 정유사의 불꽃 회로와 탄소 사슬
불꽃 아래 그림자, 그리고 복잡한 탄소 회로울산만과 여수만의 밤은 언제나 붉은 듯 푸르다. 공장 굴뚝에서 솟구치는 플레어 스택의 불꽃은 도시의 전경과 뒤섞여 한반도의 산업사를 비춘다. 하지만 그 불꽃 내부에는 보이지 않는 회로가 있다. 탄소가 에너지로 바뀌고, 다시 대기 속으로 사라지는 복잡한 회로—정유산업의 심장은 그 ‘탄소 회로’ 위에 있다.한국의 대표 4개 정유사—SK이노베이션(정유부문 SK에너지 포함),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이 네 기업은 하루 330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하며, 국내 정제능력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0-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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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의 기후과학] 기후의 나선, 지구온도 6℃ 상승 현실성을 묻다.
숫자 6의 문턱에서한때 소수점 단위의 미세한 변화였던 지구 평균기온이 정수 ‘6’을 향해 흔들리고 있다. “6℃ 상승”은 되돌릴 수 없는 임계점(critical threshold), 인류 문명이 밟고 있는 궤도의 좌표다. 지구 온도가 6℃까지 오를 수 있을까? 그 시점은 언제일까? 수십 년간의 경고와 정책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경제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 질문은 점차 희미해졌다. 단순한 온실가스 이야기나 ‘얼음이 녹는다’는 경고만으로는 이 현실을 설명하기 어렵다.본 기사는 세 단계로 접근한다. ①되먹임 고리(feedback loop)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0-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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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민낯 ⑤] 삼성전자, 반도체 제국의 보이지 않는 배출
‘기술의 자부심’ 아래서 피어오르는 무색의 연기“삼성전자” 한국 산업사와 기술 발전사의 모든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눈부신 혁신의 영광 뒤에는, 가려진 실루엣이 있다.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 안에서, 사람의 눈에도 카메라의 필터에도 잡히지 않는 투명한 기체가 매 순간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불소계 온실가스(F-gas)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이산화탄소보다 수천, 때로는 수만 배나 강력한 그 가스들이 삼성전자의 ‘숨은 배출원’이다. 삼성전자가 발간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배출한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0-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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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의 기후과학] 기후의 나선, 가열화가 촉발하는 피드백 메커니즘
변화의 신호, 지구의 경고음북극의 하얀 대지는 더 이상 ‘영원한 얼음 왕국’이 아니다. 2025년, 북극 해빙 면적은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립빙설데이터센터(NSIDC)가 전한 수치는 차갑지만 그 의미는 뜨겁다. 겨울철 최대 면적은 고작 1,433만㎢. 1979년 위성이 지구를 내려다보기 시작한 이래 이렇게 적었던 적은 없었다.그린란드에서는 하루 80억 톤의 얼음이 바다로 녹아내린다. 시베리아 동토층에서는 메탄이 과학계 예측보다 30%나 빠르게 새어 나온다. 추정이 아니라, 정밀한 관측 데이터가 말하는 현실이다.지구의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0-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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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민낯 ④] 현대제철, 녹색 포장지 속에 가린 탄소 그림자
뉴스펭귄은 한국 온실가스의 현주소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기후악당’의 얼굴들을 낱낱이 추적하는 연재 기획을 시작한다. 세계 10위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후진적 기후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의 오명을 뒤집어쓴 한국, 그 배경에는 누구의 책임이 자리하고 있는가. 본 기획은 한국 온실가스 배출의 구조적 모순을 해부하고,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들의 민낯을 드러내며, 정부의 무책임과 무관심을 고발한다. 기후위기 시대, 우리가 반드시 마주해야 할 진실을 기록한다. [편집자 주] 굴뚝에서 울리는 시간의 초침용광로가 숨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0-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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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의 기후과학] “기후위기와 한국의 가을...사라지는 계절의 초상”
흐려지는 계절의 문턱 가을비가 부쩍 자주 내린다. 낙엽이 깔린 인도 위로 비가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냄새는, 한때 ‘청명함’이라 불리던 계절의 향기를 닮지 않았다. 올해 가을은 평년보다 2.5℃ 더 따뜻하다. 통계는 숫자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기후변화는 ‘계절의 질감’을 바꾸고, 시간의 결을 다시 쓴다. 가을비는 본래 이 계절의 손님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제집을 찾은 듯, 그 빈도와 양이 해마다 늘고 있다. 최근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곳곳에서 가을 강수량이 평년을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남해안과 동해안 지역의 비가 잦아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0-1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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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민낯 ③] 포스코 수소환원제철...과학이 만든 희망, 현실이 만든 장벽
산업문명의 연기, 그리고 사라지는 불빛포항의 밤, 용광로 위로 붉은 화염이 피어난다. 그 불빛은 한 세대의 산업화를 이끌었지만, 이제 그 불빛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역설 앞에 서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6년 연속 국내 대기오염물질 배출 1위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이 본격화하고 있다. “탄소를 줄이지 못한 철은 수출할 수 없다”는 규칙이 현실화됐다. 산업의 심장부가 기후위기의 중심에 선 것이다.2021년, 포스코는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를 선언했다. “석탄 대신 수소로 철을 만든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0-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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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의 기후과학] 1.5℃의 문턱, 그리고 한반도의 현재
과학적 근거로 다시 쓴 심층 분석2025년 9월, 환경부와 국립기상과학원이 공동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는 서두부터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한반도는 전 지구 평균보다 1.5배 빠른 속도로 가열되고 있으며, 1.5℃ 임계점을 사실상 넘어선 상태다. 폭염·집중호우·해수면 상승은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지속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보고서는 데이터로 입증했다. 2024년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14.5℃, 1991–2020년 기준 평년보다 +2.0℃ 높았다. 1970년대와 비교하면 무려 +2.3℃ 상승이다. 지난
박치현 환경전문기자10-0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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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민낯 ②] 철강 공룡 포스코, 최대 배출 기업의 민낯
뉴스펭귄은 한국 온실가스의 현주소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기후악당’의 얼굴들을 낱낱이 추적하는 연재 기획을 시작한다. 세계 10위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후진적 기후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의 오명을 뒤집어쓴 한국, 그 배경에는 누구의 책임이 자리하고 있는가. 본 기획은 한국 온실가스 배출의 구조적 모순을 해부하고,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들의 민낯을 드러내며, 정부의 무책임과 무관심을 고발한다. 기후위기 시대, 우리가 반드시 마주해야 할 진실을 기록한다. [편집자 주] 산업화의 불꽃, 기후위기의 불씨로1960
박치현 환경전문기자09-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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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의 기후과학] 2025년 한반도 폭염 리포트: 기후위기 시대의 경고장
들어가며: 뜨거움이 남긴 가을의 그림자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침 공기는 제법 서늘해졌지만,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한반도는 거대한 불가마였다. 2025년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한국 사회 전반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 “더워도 너무 덥다”는 상투적 불평조차 입 밖에 낼 힘이 없을 정도였고, 도시는 밤에도 식지 않는 열섬 속에서 신음했다. 기후학자들이 수년 전부터 경고해 온 ‘뜨거운 미래’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재의 일상으로 우리 앞에 도래했다.2025년 한반도 여름 폭염을 다양한 측면에서 해부한다. 단순한 수치 나열을 넘어,
박치현 환경전문기자09-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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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의 민낯 ①] 세계 경제 대국의 오명, 그 뒤에 선 기업과 정부
뉴스펭귄은 한국 온실가스 배출 구조의 모순과 그 책임을 추적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지만 기후 정책에서는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얻은 한국. 그 배경에는 누구의 책임이 자리하고 있는가.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들의 민낯을 드러내고, 정부 정책의 무책임과 제도의 허점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기후 리더십, 스스로 버린 한국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 7,900억 달러로 세계 12~13위, 1인당 소득은 3만 6,000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 배터리, 조선, 철강 등 주요 산업은 세계를 선도한
박치현 환경전문기자09-2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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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현의 기후과학] 온실가스의 심판...430ppm과 푸른 심장의 경고
최후의 방어선이 무너졌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CO₂)를 삼키며 버텨오던 바다가 더 이상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CO₂를 토해내고 있다. 지구는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이 교차하는 격렬한 소용돌이 속으로 밀려들고 있다.이 혼란의 중심에는 기후변화를 지배하는 온실가스가 있다.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불화가스(HFCs, PFCs, SF₆). 투명한 이 분자들은 태양 복사열을 붙잡는 보이지 않는 족쇄다. 그 농도가 높아질수록 지구의 열기는 빠져나갈 구멍을 잃고, 온도는 피할 수 없는 궤도
박치현 환경전문기자09-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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