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한반도 남부에 주로 살던 앙증맞은 연두색 새, 동박새 서식지가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충북 보은과 괴산, 경기 북부 등지로 넓어지고 있다.
동박새는 선명한 연두색 몸과 눈 주위를 감싼 흰색 고리를 특징으로 가진 조류다. 동백꽃 꿀을 유독 좋아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동박새는 천적을 피하기 위해 줄기에 가시가 돋친 가시오갈피에 둥지를 짓는다.
동박새는 국내에 흔하게 서식하는 텃새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최소관심(LC, Least Concern)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동박새는 국립생물자원관에 의해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으로 지정됐다. 기후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동박새를 살펴보면 한국 기후변화와 생태계 현황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는 개체수가 많다고 해도 기후변화에 민감한 동박새 특성상 기후위기로 서식 환경이 변하면 종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국립공원공단 조류연구센터 김양모 연구원은 21일 뉴스펭귄과 인터뷰에서 "동박새는 한국, 일본, 대만, 중국, 인도차이나 반도에 분포하며 국내에서는 남해안과 서해안 도서지역에 흔히 번식하는 텃새로 최근 경기도 등지에서도 번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 남부 지역에 집중됐던 동박새 서식지가 북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충청북도 보은군과 괴산군, 경상북도 상주시에 걸친 속리산에 동박새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앞서 2018년 8월에는 가평군에 사는 개체가 드러나면서 경기 북부에 동박새 서식이 처음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남부지방에서 서식하던 동박새가 살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자연스럽게 서식지를 확장했을 가능성을 추측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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