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펭귄] '아메리카흰두루미 4마리 총상' 미국 정부가 찾아 나선 밀렵꾼

  • 조은비 기자
  • 2022.01.03 18:09
멸종위기종 아메리카흰두루미 (사진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멸종위기종 아메리카흰두루미 (사진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미국 정부가 멸종위기종 아메리카흰두루미(Whooping Crane) 4마리를 총으로 쏴 죽인 밀렵꾼을 찾아 나섰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야생동물보호국(Oklahoma Department of Wildlife Conservation)은 톰스티드저수지 근처에서 아메리카흰두루미 4마리가 총상을 입고 폐사했다고 지난해 12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아메리카흰두루미는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사냥 등으로 인해 1940년대 15마리까지 줄어들었던 종으로, 현재는 미국 정부의 노력으로 약 500마리까지 늘어난 상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 단계에 속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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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흰두루미 국제멸종위기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아메리카흰두루미 국제멸종위기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이날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된 아메리카흰두루미는 처음에 둔기로 인한 외상으로 날개가 부러졌거나, 전선에 충돌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됐지만 치료를 위해 이동되던 중 폐사했고, 부검 결과 산탄총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총상을 입고 발견된 아메리카흰두루미. 이동 중 폐사했다 (사진 Oklahoma Department of Wildlife Conservation)/뉴스펭귄
총상을 입고 발견된 아메리카흰두루미. 이동 중 폐사했다 (사진 Oklahoma Department of Wildlife Conservation)/뉴스펭귄

이후 아메리카흰두루미 3마리가 같은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 Fish and Wildlife Service) 법의학 연구소는 부검을 실시했고 마찬가지로 사인은 총상으로 확인됐다.

두루미, 왜가리 등을 보호하는 비영리단체 국제크레인재단(International Crane Foundation) 북미 책임자 엘리자베스 스미스(Elizabeth Smith)는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 총격으로 인해 다른 어떤 사건보다 더 많은 아메리카흰두루미가 폐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메리카흰두루미를 대상으로 한 총격 사건은 1967년 이후 34번 발생했다. 마지막으로 기록된 총격 사건은 2013년이었다.

최근 발생한 총격 사건은 지난해 10월 23일부터 올해 1월 23일까지 있어지는 캐나다두루미(Sandhill Crane) 사냥 시즌에 발생했다. 캐나다두루미는 흰색 깃털을 지닌 아메리카흰두루미와 달리 갈색 깃털을 띄고 있다.

갈색 깃털을 지닌 캐나다두루미와 흰색 깃털의 아메리카흰두루미 (사진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공식 페이스북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갈색 깃털을 지닌 캐나다두루미와 흰색 깃털의 아메리카흰두루미 (사진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공식 페이스북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국제크레인재단 측은 사냥꾼들이 아메리카흰두루미를 합법적인 사냥감으로 착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크레인재단 CEO 리치 베일푸스(Rich Beilfuss)는 "어처구니없는 불법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라며 "국제크레인재단은 많은 파트너와 함께 수백만 달러, 수십 년의 시간과 전문지식을 투자해 아메리카흰두루미를 되찾아왔지만 순식간에 4마리가 영원히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오클라호마주 야생동물보호국 법집행 부국장 웨이드 패러(Wade Farrar)는 "야생동물을 무분별하게 없애는 것은 역겨운 일"이라며 "우리는 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카흰두루미를 밀렵할 경우 미국 멸종위기종법에 따라 징역 1년 및 10만 달러(약 1억1930만 원) 벌금과 철새조약법에 따라 징역 6개월 및 1만5000달러(약 1790만 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오클라호마주 야생동물보호국은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과도 협력해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은 미국 내무부 산하 기관 중 하나로, 야생동물 및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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