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병아리난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다. 아래는 구름병아리난초의 육하원칙.
Who?
나는 구름병아리난초. 학명은 Hemipilia cucullata (L.) Y.Tang, H.Peng & T.Yukawa.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이야. 현재 국가생물적색목록에 멸종우려범주인 위기(EN)로 평가되어 있어.
When?
7~9월 꽃을 피우고 9~10월에 타원형의 열매를 맺어.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어. 나는 희귀식물로 과거 귀족과 왕족들이 특히 좋아했는데 조선시대에는 나를 위한 특별 정원까지 따로 있을 정도였어. 문학 작품이나 그림에도 자주 등장했어.
Where?
나는 서늘하고 습도가 높은 곳이 좋아. 그래서 주로 높은 산의 풀밭이나 침염수림 아래 살지. 한국에서는 고산지대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지리적으로 점유 면적이 상당히 좁은 편이야. 강원도 남부 백두대간을 비롯해 가야산, 지리산, 덕유산 등 비교적 높은 산에 제한적으로 분포해. 해외에선 중국, 일본, 몽골, 유럽 등지에서 살아.
What?
‘구름’이 들어간 내 이름을 보면 유추되는 게 있지 않아? 맞아. 나는 구름이 머물 만큼 높은 고산지대에서 자라. 병아리를 닮은 작은 난초이지만 병아리난초보다는 더 높은 곳에서 자라서 이름이 이렇게 붙었어. 병아리난초는 반 그늘진 계곡 바위나 산 능선 절벽 위 등에 손바닥만 한 이끼나 뿌리를 내릴 틈만 있으면 잘 살거든. 그에 비하면 나는 기후나 습도에 더 예민한 편이야. 다른 이름으로는 구름병아리난, 산나사난초, 이엽투피란 등으로도 불려.
How?
나는 줄기가 곧고 키는 10~25cm 정도로 작아. 5~25개의 꽃이 한쪽으로 치우쳐 총상꽃차례를 이뤄. 꽃은 분홍색으로 피고 꽃싸개잎은 선형으로 끝이 뾰족해. 입술꽃잎은 겉에 보라색 반점이 있으며 끝부분이 3갈래로 갈라져. 꽃뿔은 앞으로 굽어. 이런 꽃잎의 모습이 꼭 병아리가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 뿌리는 둥근 덩이뿌리와 육질의 수염뿌리로 되어 있는데,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2~3장으로 타원형 또는 피침형이야.
Why?
난 기후가 서늘하고 일정한 습도가 아니면 꽃을 피우지 않아. 그래서 내 꽃을 보면 행운이 있다고 할 정도야. 강렬한 햇빛을 피하고 적절한 그늘과 통풍이 확보돼야 하는데 요즘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고산지대 환경이 변화하면서 지리적 자생범위가 줄고 생육도 예전같지가 않아. 무분별한 채취와 탐방객에 의한 서식처 훼손으로 위협받고 있기도 해.
지구에 사는 식물의 4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진다. 생물의 서식지이자 먹이 역할 하는 식물의 멸종은 동물이 사라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식물의 육하원칙>에서는 매주 일요일 국내외 멸종위기 식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이번 주는 구름이 머물 만큼 높은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구름병아리난초’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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