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의 빅 벤드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이자 속인 털북숭이 악마. (사진 Phytokeys)/뉴스펭귄
텍사스의 빅 벤드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이자 속인 털북숭이 악마. (사진 Phytokeys)/뉴스펭귄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털북숭이 악마(Woolly Devil)는 1년 전에 발견된 신종 식물이다. 아래는 털북숭이 악마의 육하원칙.

 

Who?

안녕? 나는 털북숭이 악마야. 정식 명칭은 오비쿨라 비라디타(Ovicula Biradiata). 지난 2월 18일 국제학술지 파이토키스(PhytoKeys)에 발표된 논문에서 이렇게 명명됐어. 1년 전 처음 발견돼 연구를 통해 최근 신종 식물로 밝혀졌어. 

 

When?

2024년 3월 미국 국립공원에서 처음 발견돼 1여 년 만에 새로운 종이자 속인 식물로 밝혀졌어.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 성명서에 따르면, 미국 국립공원에서 1976년 이후 거의 50년 만에 확인된 새로운 식물 속이야. 

 

Where?

나는 미국 텍사스 치와와 사막에 위치한 빅 벤드 국립공원(Big Bend National Park)의 바위 토양에서 우연히 발견됐어. 공원의 식물학 프로그램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뎁 맨리(Deb Manley)가 날 처음 발견했는데, 처음에는 새로운 식물인지 모르고 희귀한 일년생 식물이라고만 생각했대. 식별을 위해 사진 몇 장을 찍어 과학 커뮤니티 앱인 아이내추럴리스트(iNaturalist)에 업로드하고 공원 직원들에게도 알렸어. 연구 결과 이전에는 한 번도 알려지지 않았던 종이라는 것이 밝혀졌어. 나는 주로 가뭄에 강한 식물 근처에서 자라는데 공원의 북쪽 모퉁이에 있는 세 곳의 좁은 바위 틈에서 발견됐다고 해. 

 

털북숭이 악마는 양털처럼 보송보송한 잎과 눈에 띄는 두 개의 적갈색 광선무늬 꽃잎을 가진 작은 식물이다. (사진 Phytokeys)/뉴스펭귄
털북숭이 악마는 양털처럼 보송보송한 잎과 눈에 띄는 두 개의 적갈색 광선무늬 꽃잎을 가진 작은 식물이다. (사진 Phytokeys)/뉴스펭귄

 

How?

잎에는 양털처럼 보송보송한 털이 덮여 있고, 두 개의 적갈색 꽃잎이 뿔처럼 나 있어. 식물학자들이 ‘배꼽 식물’이라고 부르는 식물 또는 땅에 엎드려 있을 때 가장 잘 볼 수 있는 작고 낮게 자라는 식물이야. 얼핏 조그마한 선인장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연구자들은 데이지 또는 국화과에 속하는 완전히 새로운 속으로 나를 분류했어. 

 

What?

연구자들은 털북숭이 잎과 악마의 뿔처럼 한 쌍의 꽃잎을 보고 내 별명을 ‘털북숭이 악마’라고 지었어. 악마의 굴로 알려진 하이킹 지역 근처에서 발견되기도 했어. 진짜 이름은 ‘Ovicula Biradiata’로 내 모양에서 유래한 라틴어야. ‘Ovicula’는 ‘작은 양’을 의미하는데 내 잎을 양모처럼 덮고 있는 두껍고 하얗고 보송보송한 털 때문에 붙었어. 이름의 두 번째 부분인 ‘Biradiata’는 ‘두 개의 뿔’이라는 뜻으로 뿔처럼 생긴 한 쌍의 꽃잎을 나타내. 풀이하면, 양처럼 생긴 두 개의 뿔을 가진 꽃이야. 

 

Why?

지난봄 나를 처음 발견한 이후 올해도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을 텐데, 올해는 가뭄으로 꽃을 보여주기 어려워졌어. 난 비가 온 뒤에만 꽃을 피우거든. 이제 막 종이 확인되고 이름이 생겼기 때문에 생활 주기에 대한 세부 사항이나 다른 개체군의 유무, 수분 매개자 등 밝혀진 내용은 많지 않아. 생태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사막이 더 뜨겁고 건조해짐에 따라 ‘이미 사라지고 있는’ 종을 방금 발견했다고 얘기하고 있어. 발견되자마자 멸종위기종 신세가 된 것 같지만 다시 볼 수 있길 바라!

지구에 사는 식물의 4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진다. 생물의 서식지이자 먹이 역할 하는 식물의 멸종은 동물이 사라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식물의 육하원칙>에서는 매주 일요일 국내외 멸종위기 식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이번 주는 최근 새롭게 발견된 ‘털북숭이 악마’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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