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 호주 시드니 왕립 식물원에서 개화한 ‘시체꽃’. (사진  호주 시드니 왕립 식물원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뉴스펭귄
1월 23일 호주 시드니 왕립 식물원에서 개화한 ‘시체꽃’. (사진  호주 시드니 왕립 식물원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뉴스펭귄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시체꽃은 희귀식물이다. 아래는 시체꽃의 육하원칙.

 

Who?

나는 시체꽃. 학명은 Amorphophallus titanum.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천남성과 여러해살이풀이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 종으로 분류되고 있어.

 

When?

나는 30~40년간 살지만 꽃을 피우는 일은 드물어. 10년에 한 번꼴로 꽃을 피우는데 개화 시기가 아주 길고 불규칙해. 봉우리가 열리는 시간은 하루에서 길어도 이틀이야. 개화 시간이 짧다 보니 희귀꽃으로 불리며 내가 폈다는 소식이 들리면 사람들이 날 보러 몰려와.

 

Where?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고유종으로 적도 부근 열대우림에서 자생해. 작년 2월 말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식물원에서, 11월엔 호주 멜버른 남부 질롱시 식물원에서 개화했어. 지난달 23일에는 호주 시드니 왕립 식물원에서 15년 만에 개화했어. 내가 폈다는 소식이 들리자 수천 명의 관람객이 날 보러 한걸음에 달려와서 3시간 넘게 기다렸대. 식물원에서는 밤늦게까지 개방하고 온라인으로 중계하기도 했는데 생중계 일주일 만에 백만 뷰를 기록할 만큼 인기였어.

시체꽃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시체꽃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What?

꽃이 필 때 엄청난 악취를 풍기는데 썩은 고기 냄새와 흡사해서 시체꽃이라고 불려. 학명은 아모르포팔루스 티타눔(Amorphophallus titanum)인데, 라틴어 Amorphos(형태가 없음, 기형), Phallos(음경), Titanum(거대함)이란 단어들에서 유래했어. 

 

How?

난 지구에서 가장 큰 꽃이자 악취가 심한 꽃으로 불려. 찌든 양말 냄새, 고기 썩는 냄새로 묘사돼. 거대한 꽃대로도 유명한데 꽃을 피우는데 정말 많은 에너지를 써. 왜 이렇게 큰 꽃을 피우고 지독한 냄새를 풍기냐고? 내 꽃가루를 옮길 송장벌레나 파리 같은 친구들을 유인하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야. 냄새만 피워내는 게 아니라 악취가 더 잘 퍼지게 하려고 36도 정도의 열도 발생시켜 몇 시간에 한 번씩 시체 썩는 냄새를 800m 밖까지 내보내지. 흙 속의 구근은 50kg까지 나가고 잎이 나오면 최대 3m까지 자라나.

 

Why?

IUCN은 벌목과 서식지 손실로 지난 150년 동안 우리들의 수가 50% 이상 감소했다고 추정하고 있어. 지금은 수백 개체만 생존한 것으로 추정돼. 그래서 전 세계 식물원이 날 보전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 

지구에 사는 식물의 4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진다. 생물의 서식지이자 먹이 역할 하는 식물의 멸종은 동물이 사라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식물의 육하원칙>에서는 매주 일요일 국내외 멸종위기 식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이번 주는 최근 호주 시드니 왕립 식물원에서 15년 만에 개화한 ‘시체꽃’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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