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한 기자] 인간을 가장 닮은 작은 존재. 그들은 농사를 짓고 정치를 하고 전쟁도 치른다. 그들이 한 왕국을 건설하고 다스리며 성장시키는 과정을 지켜보면 그 모습이 우리가 사는 세상과 놀랍도록 닮았다. 바로 개미 얘기다.
개미 사회는 인간 세상의 축소판이다. 개미를 알수록 인간을 깊이 이해하게 된다. 사람을 닮은 개미는 소설 속에만 등장하는 존재가 아니다. 각자 역할을 맡고 동료들과 일을 분담하며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을 통해 생산 활동을 하는 생물이기도 하다.
저자는 진화생물학 연구자다. 열네살 때 개미 세계에 푹 빠진 이후 세계 곳곳을 누비며 개미를 관찰했다. 현재 개미의 진화생물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독일에서 곤충 CT를 분석하는 일도 한다.
표지에 소개된 것 처럼 이 책은 '인간을 닮은 가장 작은 존재' 개미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책을 통해 개미들이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우며 최신식 공장과 비견될 정도의 분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중요한 이야기 하나가 있다. 개미는 멸종을 걱정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물론 개미에게도 멸종의 역사가 있다. 2천만 년 동안 지구에 널리 퍼져 살던 지옥개미는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멸종 원인도 아직까지 미스테리다.
하지만 개미는 그 이후에도 지구를 장악했다. 공룡이 멸종하고 지구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사건이 이어질 때도 개미는 조용히 세력을 확장했다. 결국 오늘날 열여섯 개의 개미 소가족, 즉 개미아과가 존재하며 각각의 아과는 고유한 전략을 통해 환경에 적응해왔다.
이런 개미는 정말 속설처럼 부지런할까? 하지만 개미가 부지런하다는 말은 과학적으로는 틀린 이야기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에 따르면 개미 집단 가운데 약 30퍼센트만 일하고 나머지 70퍼센트는 개미집 안에서 쉰다. 관찰 시간 내내 일하는 개미는 그 집단의 3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심지어 어떤 개미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거의 평생을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대비’다.
이와 같이 놀라운 개미들의 일상에 관심 갖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개미에 대한 착각부터 진화에 대한 비밀까지, 29가지 개미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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