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열대 지역 개미와 식물 간의 공생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연구 내용에 등장한 개미 종 중 하나인 'Crematogaster'. (사진 Meghan Cassidy - flickr)/뉴스펭귄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 지역 개미와 식물 간의 공생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연구 내용에 등장한 개미 종 중 하나인 'Crematogaster'. (사진 Meghan Cassidy - flickr)/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지금처럼 기후위기가 지속된다면 '이기적인' 개미들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목을 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미와 식물 간의 공생 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도시화와 기온 상승에 따라 식물과 호혜적인 관계를 맺어 온 개미 종이 멸종하고 그렇지 않은 개미들만이 생존해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연구진은 남미 페루에서 코르디아 노도사(Cordia nodosa)라는 식물과, 각각 열대 우림과 도시 지역에 서식하는 개미들의 공생 관계를 조사했다.

코르디아 노도사와 일부 개미 종은 오랫동안 생태계에서 공생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식물이 개미에게 집과 영양분을 제공하면 개미는 그 댓가로 식물을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식이다.

연구진의 조사 결과, 숲 지역에서 서식하는 개미 종들은(Allomerus octoarticulatus, Azteca 등) 식물을 적극적으로 보호한 반면, 도시 지역에 사는 개미 종들은(Crematogaster, Monomorium 등) 식물을 보호하는 데 거의 기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숲 지역의 개미들은 딱정벌레와 같이 식물의 잎을 갉아 먹으려는 곤충들이 나타나면 즉시 반응해 식물 방어에 나섰고, 도시 지역의 개미들은 식물을 보호하기보다는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식물에 위협이 가해졌을 때, 숲 지역의 개미들은 도시 지역의 개미들보다 무려 13배 더 빠른 반응 속도를 보였다.

문제는 현재 도시 지역에 살고 있는 개미 종들이 높아진 기온에 비교적 잘 적응한 종들인 반면, 숲에 살고 있는 개미 종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주로 숲 속에 살며 식물과 호혜적인 관계를 맺어 온 개미 종이 도시 지역에서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이 종들이 도시의 높은 기온과 서식지 파편화 등에 적응하지 못해 도심 지역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라고 봤다.

이는 기후변화가 지속돼 향후 숲의 기온마저 상승하면, 식물과 좋은 관계를 맺어왔지만 열에 취약한 개미 종들이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시에서처럼 멸종할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기온 상승이 지속되면, 식물과 좋은 관계를 맺는 개미들이 사라지고 열에 강하지만 식물과 공생하지 않는 개미 종들만 남게 될 수 있다"며, "이는 오랫동안 유지되온 개미와 식물 간의 공생 관계를 붕괴시키고, 나아가 생태계 전반의 다양한 상호 작용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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