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첫 달, 스스로 이름 짓는 돌고래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돌고래는 생후 첫 달에 스스로 자기 이름을 짓습니다. 이른바 '서명 휘파람(signature whistle)'이죠. 어린 돌고래는 자기만의 서명 휘파람을 만들 때까지 자신의 활동지에서 휘파람을 배우고, 다른 돌고래의 휘파람을 모방하고 수정합니다. 그렇게 유일무이한 휘파람을 한번 만들면 평생 그 이름을 갖고 살아갑니다. 이 휘파람은 상대방에게 자신을 소개하거나 소통할 때 사용하죠. 실험 결과, 실제로 돌고래들은 수십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서로를 기억했습니다. 예전에 짝짓기한 돌고래의 서명 휘파람을 기억하고 있던 것이죠.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차갑게 늙어가는 것... 다소 지루하고 불쾌하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홍해파리는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 결코 없습니다. 홍해파리는 외형뿐만 아니라 세포까지 젊게 되돌리며 영원히 살 수 있죠. 난자나 정자를 분출한 뒤 죽는 보통의 해파리와 달리, 홍해파리 메두사는 생식세포를 방출한 후 죽지 않고 다시 폴립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인간이 아이를 낳은 뒤 다시 유아 상태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셈이죠. 상처를 입거나 환경이 맞지 않는다고 한들, 시간을 거꾸로 돌려 다시 폴립 상태가 되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가장 오래된 홍해파리의 나이가 몇 살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케이노
샤케이노(Sharkano)는 샤크(상어)와 볼케이노(화산)의 합성어입니다. 심해 화산은 섭씨 400℃ 이상의 물과 마그마를 내뿜으며 폭발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어들은 이 화산 주변을 유유히 헤엄쳐 다닙니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심해 화산인 카비치(Kavachi) 분화구에 관찰 카메라를 넣은 과학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홍살귀상어와 미흑점상어, 잿빛 잠상어와 같은 다양한 상어들이 발견됐기 때문이죠. 당시 카바치는 휴지기였지만 평균수온 섭씨 40℃로, 보통의 해수는 절대 도달하지 않을 온도였습니다. 산성도와 유황 함량도 높은 데다가 무엇보다 화산이 폭발할 위험도 있었고요. 극한 조건에서도 제 존재를 다하며 살아가는 상어들이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됩니다.
당신만의 생존방식은 무엇인가요?
스스로 빛나는 상어와 영원히 죽지 않는 해파리, 자신의 이름을 짓는 돌고래. 바닷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양생물들은 제각각 자신만의 생존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상어는 형광색 빛을 발산하고, 해파리는 끝없이 퇴화해 무한 증식하며, 돌고래는 자신들만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죠. 독일 여성 해양생물학자이자 <상어가 빛날 때> 저자 율리아 슈네처는 두려움의 대상인 상어가 얼마나 많은 오해를 받는지부터 그들이 현재 우리 삶에 어떻게 스며드는지까지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해 줍니다. 바다 깊은 곳에서 율리아 슈네처가 만난 빛나는 발견들... 아름답고 찬란한 수면 아래 세계에 함께 빠져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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