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 멸종위기종]은 국내에 서식하는 주요 멸종위기종의 ‘현주소’를 알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종이든, 그렇지 않든 사라져가고 있는 종들이 처한 위기상황을 주로 드러내는 것이 목표다. 우리 바로 곁에서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다는 사실과, 그 종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다. 공존과 멸종은 관심이라는 한 단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여울마자가 살아갈 수 있는 여울이 사라지고 있다.

잉어목 잉어과 모래무지아과 모래주사속에 해당하는 여울마자(학명 Microphysogobio rapidus)는 전세계에서 낙동강 수계에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최근에는 서식지 훼손으로 분포지가 급감하면서 경남 함양군, 산청군 남강(낙동강 제1지류) 수계 일부 구간에만 남아있다.

전장은 약 5~10㎝다. 이름에 걸맞게 물살이 있는 '여울'에 살기 때문에 하천공사로 여울이 없어지거나, 수질오염이 발생한 곳에서는 서식하지 못한다. 2012년부터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에 지정됐다.

여울마자. (사진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크리에이터, 그래픽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김기은 연구원)/뉴스펭귄
여울마자. (사진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크리에이터, 그래픽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김기은 연구원)/뉴스펭귄

과거에는 외관이 비슷한 돌마자와 같은 종으로 오인을 받았지만, 담수생태연구소 채병수 박사가 1994~1995년 경남 산청군 신안면 신기리 남강 본류에서 여울마자를 처음 발견하고 1999년 '한국생물과학회지'를 통해 신종 발표하면서 알려질 수 있었다. 당시 여울마자의 모식산지는 경북 상주시 사벌면 퇴강리의 낙동강과 영강이 합류하는 지점이었다.

채병수 박사는 "돌마자는 고인물과 여울의 언저리에서 주로 살지만 여울마자는 급한 여울의 가운데에서 산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여울마자로 이름을 지었다"고 <뉴스펭귄>에 말했다.

채병수 박사에 따르면 돌마자와 여울마자는 색깔, 생태, 형태적인 차이가 있다. 여울마자는 머리의 뺨 부분이 파란색을 띠고 몸의 가운데에 길게 형광빛을 띠는 녹색 띠가 있다.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는 붉은색을 띠지만 돌마자는 이런 색깔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돌마자. (사진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크리에이터)/뉴스펭귄

또 여울마자는 옆줄 위쪽에 비늘이 5줄 있는데 돌마자는 4줄이 있고, 배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 사이의 거리는 여울마자가 짧아 더 통통하게 보인다. 산란철 수컷 돌마자는 가슴지느러미 앞에 굵은 추성이 나타나는데, 여울마자는 가슴지느러미 윗면 연조(지느러미살)를 따라 아주 작은 돌기가 여러 줄 발달한다.

여울마자가 주로 섭취하는 먹이는 무엇일까. 국립중앙과학관 홍양기 박사는 "돌에 붙어있는 부착조류를 먹는 초식성 어류로, 자연상태 섭식행동 관찰과 위 내용물 분석을 통해서 주로 규조류와 녹조류를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부착조류를 섭취하는 돌마자 1마리, 여울마자 2마리. (사진 '멸종위기어류 여울마자 Microphysogobio rapidus (Cyprinidae)의 보전생물학적 연구(홍양기, 2014)', 국립중앙과학관 홍양기 박사)/뉴스펭귄
왼쪽부터 부착조류를 섭취하는 돌마자 1마리, 여울마자 2마리. (사진 '멸종위기어류 여울마자 Microphysogobio rapidus (Cyprinidae)의 보전생물학적 연구(홍양기, 2014)', 국립중앙과학관 홍양기 박사)/뉴스펭귄

4~5월 산란기 행동을 관찰한 기록도 있다. 2014년 발표된 '멸종위기어류 여울마자 Microphysogobio rapidus (Cyprinidae)의 보전생물학적 연구(이하 여울마자 보전생물학적 연구)' 논문에서는 수조 내에서 관찰된 산란행동을 자세히 알리고 있다.

먼저 수컷이 암컷을 따라다니며 복부를 자극하는 행동을 보이고, 산란 준비가 된 암컷이 바닥에 있다가 순간적으로 위로 솟구쳐 올라갈 때 수컷이 따라 올라가 몸을 휘어 암컷의 복부를 감싸 안는 식으로 산란과 방정이 이뤄졌다.

산란 직후 암컷은 휴식을 취했고, 따로 알을 지키려는 행동은 관찰되지 않았다.

수조 내에서 관찰된 여울마자의 산란 과정을 표현한 그림. 암컷이 먼저 솟구치고, 수컷이 암컷의 복부를 감싸 안는다. (사진 여울마자 보전생물학적 연구(홍양기, 2014), 국립중앙과학관 홍양기 박사)/뉴스펭귄
수조 내에서 관찰된 여울마자의 산란 과정을 표현한 그림. 암컷이 먼저 솟구치고, 수컷이 암컷의 복부를 감싸 안는다. (사진 여울마자 보전생물학적 연구(홍양기, 2014), 국립중앙과학관 홍양기 박사)/뉴스펭귄

자연에서의 산란행동은 아직 연구 중에 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은 지난해부터 여울마자 서식지에서 산란생태 연구를 위한 수중촬영 및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 강동원 선임연구원은 "아직 많은 영상을 촬영하지 못해서 '이건 이렇다'고 확정을 못하는 상태"라고 말문을 열었다.

강동원 선임연구원은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수컷 여러 마리가 암컷 한 마리를 쫓아다니면서 무리를 지어 유영을 하다가 돌무더기나 자갈 틈 사이 등 적절한 산란장소를 발견했다 싶으면 같이 들어가서 순간적으로 산란을 하고 다시 나오는 것 같았다"며 "과거 수조 내 연구와 마찬가지로 수컷이 암컷의 배를 주둥이로 건들면서 자극하는 행동 또한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여울마자 수컷 무리가 여울마자 암컷의 산란을 자극하는 행동이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의 수중 모니터링에서 관찰됐다. (사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 강동원 선임연구원)/뉴스펭귄
여울마자 수컷 무리가 여울마자 암컷의 산란을 자극하는 행동이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의 수중 모니터링에서 관찰됐다. (사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 강동원 선임연구원)/뉴스펭귄
여울마자 암컷과 수컷 무리가 빨간색 화살표 방향으로 함께 이동하면서 산란을 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빨간색 화살표가 휘어지는 부근의 돌 아래로 같이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 강동원 선임연구원)/뉴스펭귄
여울마자 암컷과 수컷 무리가 빨간색 화살표 방향으로 함께 이동하면서 산란을 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빨간색 화살표가 휘어지는 부근의 돌 아래로 같이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 강동원 선임연구원)/뉴스펭귄

강동원 선임연구원은 "산란 이후 산란장 주변에서 수컷 1개체가 접근해오는 다른 수컷을 몸으로 밀어내는 행동이 관찰돼 수정 이후 알을 지키는 것이 아닌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빨간색 원 안에 있는 수컷 여울마자가 산란장 근처에 머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이때 가까이 다가온 다른 어류를 밀어내는 행동이 관찰됐다. 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 강동원 선임연구원)/뉴스펭귄
빨간색 원 안에 있는 수컷 여울마자가 산란장 근처에 머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이때 가까이 다가온 다른 어류를 밀어내는 행동이 관찰됐다. 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 강동원 선임연구원)/뉴스펭귄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여울마자의 여울

2019년 환경부 '멸종위기 담수어류(여울마자, 꼬치동자개) 보전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18~2019년 조사 결과 여울마자의 유일한 서식 하천은 남강 수계 상류 지류하천인 임천과 여기에 인접한 남강 상류수역이었다. 지역으로 보면 경남 산청군과 함양군이 전부다.

여울마자 분포지는 처음 발견 이후 20여 년 만에 얼마나 줄어든 걸까.

채병수 박사는 "처음 발견됐던 1994~1995년 밀양에서 안동에 이르는 낙동강 본류와 각 지류의 중하류 지역에 넓게 살고 있었다"며 "직접 확인한 곳이 15지점 정도 되고 연구실에 소장하고 있던 옛날 표본으로도 몇 곳에서 확인됐으니 그전에는 더 광범위하게 살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 축조와 그에 따른 하천 평탄화로 인해 여울이 없어지고 부영양화가 심해진 탓"이라며 "현재 남아있는 남강의 상류 지역(경호강)은 그나마 여울이 비교적 잘 보존되고 수질이 괜찮아서 살 수 있지만 거기에도 온갖 공사를 하려는 압박이 있어서 계속 서식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멸종위기 담수어류(여울마자, 꼬치동자개) 보전 방안 연구'에서도 여울마자 분포지 급감 원인으로 하천정비 사업의 증가,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수질오염 등을 지적하고 있다.

과거 낙동강 전역에서 분포했던 여울마자. 지금은 남강 수계 일부 구간에만 남아있다. (사진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크리에이터, 그래픽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김기은 연구원)/뉴스펭귄
과거 낙동강 전역에서 분포했던 여울마자. 지금은 남강 수계 일부 구간에만 남아있다. (사진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크리에이터, 그래픽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김기은 연구원)/뉴스펭귄

2014년 발표된 여울마자 보전생물학적 연구에서 높은 보로 인해 고립돼 절멸이 우려되던 덕천강(낙동강 제2지류) 개체군도 최근 몇 년간 발견되지 않고 있다.

당시 덕천강 서식을 확인했던 홍양기 박사는 하상공사와 같은 인위적인 서식지 교란과 수질오염에 따른 서식공간 및 먹이생물 감소를 원인으로 꼽았다.


방류지 훼손되기도…
"공무원도 교육 필요하다"

2019년 5월 순천향대학교와 ㈜생물다양성연구소는 여울마자의 주서식지였던 함양군 유림면 남강천과 산청군 생초면 엄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치어 1000마리를 방류했고, 2021년 8월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함양군 유림면 남강천 일대에 성체 250마리를 방류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어류·양서파충류팀 강동원 선임연구원은 "앞으로도 여울마자 방류를 계획하고 있다"며 "자연 개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연 개체를 인공증식해 만들어진 1세대를 통해 2세대 후손을 만들어내려는 연구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류를 통한 복원 노력이 이뤄지고 있던 가운데, 산청군이 여울마자 방류가 이뤄졌던 곳에 골재채취를 허가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처음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은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다. 함양 토박이인 최상두 대표는 "(골재채취를 한 곳이) 어릴 때 소풍 가는 장소였다. 여름에 사람들이 와서 모래찜질을 하기도 했다"며 "사건이 터졌을 때 동네 주민들도 여울마자가 뭔지 잘 몰랐지만 사건을 계기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최상두 대표는 2019년 가을부터 수시로 골재채취 현장을 찾아가고, 산청군에 민원을 넣고, 업체에는 반대 의견을 내고, 진주환경운동연합의 협력을 구하는 등 여울마자 방류지라는 사실을 알리며 홀로 고군분투했다. 모래 반출을 막기 위해 야간에 현장을 지키기도 했다.

최상두 대표는 당시 모래 반출을 막기 위해 야간에도 현장을 지켰다. (사진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뉴스펭귄
최상두 대표는 당시 모래 반출을 막기 위해 야간에도 현장을 지켰다. (사진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뉴스펭귄

이후 2020년 1월부터 언론화가 되면서 산청군과 수달친구들, 진주환경운동연합 등이 협의회를 열어 골재채취 작업을 축소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최상두 대표는 "협의회가 있기 전에는 골재채취를 위해 하천 바닥을 파기도 했는데, (논의 후) 빠른 복원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진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뉴스펭귄
골재채취 작업에서 하천이 훼손되기도 했다. (사진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뉴스펭귄

진주환경운동연합 정은아 사무국장은 "규모를 축소해서 단기간에 하천 쪽에 절대 장비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서 공사를 당겨서 빨리 진행하는 걸로 논의가 됐었다"고 말했다.

여울마자 방류지에서 펼쳐진 골재채취. (사진 진주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여울마자 방류지에서 펼쳐진 골재채취. (사진 진주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골재채취가 이뤄졌던 현장. (사진 진주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골재채취가 이뤄졌던 현장. (사진 진주환경운동연합)/뉴스펭귄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국가스공사가 2021년 1월부터 함양과 산청의 도시가스 공급을 위해 땅속에 원통을 넣어 임천을 횡단하는 가스관 설치 공사를 추진했는데, 같은 해 10월 공사 중 암반으로 인해 장비가 하천 중간에서 멈췄고, 이후 수습 과정에서 하천으로 석분이 유출됐다.

가스관 설치 공사 현장. (사진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뉴스펭귄
가스관 설치 공사 현장. (사진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뉴스펭귄
석분이 유출된 하천. (사진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뉴스펭귄
석분이 유출된 하천. (사진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뉴스펭귄

가스관 설치 공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고 확인해왔던 최상두 대표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요구했고, 진주환경운동연합도 함께 협조했다.

정은아 사무국장은 "그 영향이 여울마자를 방류했던 곳까지 계속적으로 미치니까 문제 제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2022년에는 이 같은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진주시, 산청군, 함양군을 포함한 8개 기관 관계자와 수달친구들, 진주환경운동연합, ㈜한국민물고기보전협회, ㈜생물다양성연구소 등 4개 단체가 함께하는 '남강 수계 멸종위기 담수어류 보전협의체'가 조성됐다.

정은아 사무국장은 "하천공사가 있을 때 환경 문제를 줄이기 위해 협의를 거치고, 하천 오염원 해소 방향을 같이 찾고 교육청과도 멸종위기종이 있는 곳을 교육하고 서식지 보존을 위한 활동을 같이 하자고 해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막상 하천개발과 관련된 협조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두 대표는 "공무원들이 6개월~2년 안에 업무가 바뀌니까 멸종위기종 서식지라는 걸 몰라서 공사 계획에 반영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게 제일 안타깝다"며 "남강 수계 멸종위기 담수어류 보전협의체는 하천 관련 부서 공무원들에게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통괄할 부서가 없어서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은아 사무국장은 "하천 부서, 개발하는 부서, 환경 부서가 다르다 보니 협력이 잘 안 된다고 하더라"며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물고기는 아가미로 호흡을 하니까 오염에 노출되는 정도가 심하다. 단순히 오탁 방지막만 설치해서 공사를 하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공사 전 자문을 받고 저감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여울마자. (사진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크리에이터, 그래픽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김기은 연구원)/뉴스펭귄
여울마자. (사진 성무성 물들이연구소 크리에이터, 그래픽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김기은 연구원)/뉴스펭귄

앞서 홍양기 박사는 산청군 생초면 남강수역을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보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여울마자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지역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양기 박사는 "현재 여울마자는 과거 산청군 생초면 지역보다는 하류인 산청군 단성면에 집단을 이뤄 관찰되고 있다"며 "수계 전체를 하나의 통합관리 지역으로 설정하고 보호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이 같은 방법이 어렵다면 최소한의 보호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함양, 산청, 진주 등 남강 중상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여울마자, 얼룩새코미꾸리, 꼬치동자개 등이 서식하는 중요한 곳"이라며 "'남강 수계 멸종위기 담수어류 보전협의체'와 같은 모임 내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실질적인 보존 행동을 통해 여울마자가 제2의 서호납줄갱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호납줄갱이는 1913년 수원의 서호저수지에서 발견된 한국 고유종이지만 1935년 둑 개수 과정에서 멸종됐다.


지역주민의 힘
알아야 보호를 한다

전면에 나서 골재채취, 가스관 공사 등에 문제를 제기했던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는 이후에도 여울마자 서식지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수시로 방문하며 보호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상두 대표는 "후원도 없고, 지방이다 보니 신경 쓰는 사람도 적다"며 "버겁다. 어쨌든 사건이 터지거나 하지 않으면 항상 지켜보는 건 혼자니까. 어떨 때는 포기를 할까. 외면하면 그만인데. 그런 생각도 많이 들지만 몸은 가고 있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상두 대표는 혼자 싸우는 것으로는 여울마자를 지킬 수 없다고 말한다. 

여울마자가 서식하는 경남 함양군 엄천강 하류. (사진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뉴스펭귄
여울마자가 서식하는 경남 함양군 엄천강 하류. (사진 수달친구들 최상두 대표)/뉴스펭귄

그동안 최상두 대표는 주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동네 민물고기와 여울마자 생태를 알리는 교육을 지역 주민들은 물론 인근 지자체 주민들, 학교 동아리, 방과후 수업 등에 제공해왔다.

최상두 대표는 "우리 동네 강에 있는 물고기들에 대해 먼저 알아야 여울마자가 소중한지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동네 강에 살고 있는 물고기에 대해 알려주고, 여울마자에 대해서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주민들이 몰랐지만, 지금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걸 아는 사람이 생기니까 하천공사할 때 발견하고 민원을 넣기도 하더라.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최상두 대표는 '생태관광'으로 주목을 받는 방법도 제안했다.

최상두 대표는 "최근 인하대 동아리 학생들이 민물고기 어류 생태교육을 받으러 왔는데 시장 밥이 다 없어졌다고 하더라. 이렇게 사람들이 오는 것 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생태관광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 행정이나 주민들도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환경운동연합도 시민들이나 전문가와 함께하는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해왔다.

정은아 사무국장은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 지역주민들이 모르면 지킬 수가 없다"며 "지자체가 지역주민들과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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