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화성 도심 체험 논에 멸종위기종인 꼬리명주나비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가 논 산책 프로그램으로 꼬리명주나비 유충의 주요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을 심으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온 사례다.
화성시는 동탄복합문화센터 야외공연장 안에 조성된 체험 논에서 꼬리명주나비가 쥐방울덩굴을 찾아 날아든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주로 깨끗한 하천 주변과 초지·산지에 서식하는 꼬리명주나비는 2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하천 정비 등으로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이 사라지고 서식지가 감소하면서 개체수가 급감했다. 꼬리가 가늘고 길며 뒷날개 뒤쪽에 붉은 띠와 2~3개의 푸른 점이 있다. 나비목 호랑나비과 곤충으로 분류된다.
쥐방울덩굴은 까마귀오줌통이라는 별명이 붙은 식물로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이다. 시는 이 식물을 ‘논 산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조성한 체험 논 인근 생태교육 공간에 식재했다. 논 산책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직접 논에서 벼의 성장 과정을 체험하며 자연과 농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도록 운영 중인 프로그램이다.
꼬리명주나비가 스스로 논 주변의 쥐방울덩굴을 찾아온 이번 사례는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순환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도심에서도 자연 생태계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꼬리명주나비 개체수 자연 회복을 위해 쥐방울덩굴을 복원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경기도 평택시는 2017년부터 지역생태 활동과 함께 쥐방울덩굴이나 나비정원 등을 조성해 꼬리명주나비가 서식할 수 있는 생태환경을 만들어왔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북미 대표 이주성 나비인 제왕나비가 서식지 파괴와 기후위기 등으로 개체수가 줄어들다 나비 애벌레의 유일한 먹이식물인 ‘밀크위드’ 심기 운동과 서식지 복원 등으로 일부 개체수가 회복된 경우다.
한편, 화성시는 어린이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전의 가치를 배우고, 꼬리명주나비 애벌레가 쥐방울덩굴을 먹는 모습도 직접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정우 농식품유통과장은 “사람의 손길로 식생을 회복한 체험 논이 도심 속 생태계 복원의 거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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