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의 새로운 기획시리즈 [우리 고장 멸종위기종]은 국내에 서식하는 주요 멸종위기종의 ‘현주소’를 알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종이든, 그렇지 않든 사라져가고 있는 종들이 처한 위기상황을 주로 드러내는 것이 목표다. 우리 바로 곁에서 멸종위기종이 살고 있다는 사실과, 그 종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다. 공존과 멸종은 관심이라는 한 단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국내에서 왕은점표범나비 개체 수를 늘리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왕은점표범나비는 한국을 포함해 티베트 동부, 중국, 아무르, 일본 등에 서식하는 동아시아 고유종으로, 국내 표범나비 중 가장 크기가 크다.
뒷날개 아외연에 M자 줄무늬가 있어 다른 종과 구별이 쉽다. 날개 길이는 활짝 폈을 때 60~75㎜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강원도, 경상북도 일부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최근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해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으로 지정돼있다.
경북에 위치한 잠사곤충사업장은 왕은점표범나비의 증식 및 복원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잠사곤충사업장 김 모 주무관은 "앞서 환경청에서 포획허가 신청을 받아서 채집한 개체들로 사업장 내에서 인공증식에 성공했고, 인공증식 증명서를 제출해 2021년 서식지 외 보전기관 사업에 지정돼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24일 뉴스펭귄에 설명했다.
잠사곤충사업장은 2017년 대구지방환경청의 증식 및 복원 허가를 획득해 실내 인공증식 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연구 과정에서 왕은점표범나비를 유충에서 성충까지 증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증식 시기는 기존 1년에서 7개월로 단축될 수 있었다.
연구는 주로 실내에서 온도, 사육조건에 맞춰 개별 개체의 발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찰하고, 왕은점표범나비의 특징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2020년에는 상주시 인근 산에 왕은점표범나비 3마리가 방사되기도 했다. 추가 방사 계획에 대해 김 주무관은 "아직은 지속적인 방사가 어렵지만, 서식지 외 보전기관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에 맞춰서 추후에 계속 자연으로 많이 방사하고 개체 수를 늘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에 이뤄진 방사는 채집을 한 개체는 3년 내 다시 방사를 해야 한다는 환경부 규정에 맞춰서 방사를 한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왕은점표범나비가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다른 멸종위기종 곤충이 그렇듯이, 대부분 서식지를 파괴해서 도시화를 하기 때문이다. 왕은점표범나비를 포함해서 많은 곤충 개체 수가 이 때문에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개체 수가 급감한 왕은점표범나비는 이제 야생에서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종이 됐지만, 정확한 야생 개체 수는 아직 알기 어렵다. 김 주무관은 "야생 개체 수는 이제 알아가려는 단계다. 전국적으로 왕은점표범나비가 어디에서 자생을 하고 있는지 분포도 파악 및 현장 모니터링을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은점표범나비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활동도 추진될 계획이다. 김 주무관은 "4월 1일이 멸종위기종의 날이다. 이에 4월 한 달 동안 멸종위기종인 왕은점표범나비 관련 체험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잠사곤충사업장은 서식지 외 보전기관 지정 1주년을 기념해 '나만의 왕은점표범나비 에코백 꾸미기' 행사를 4월 1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다.
행사 기간 동안 잠사곤충사업장의 곤충생태전시관에서 왕은점표범나비 표본을 찾아 사진을 찍고, 안내소에 확인받으면 에코백 키트를 받을 수 있다.
향후 집에서 꾸민 에코백 사진을 SNS에 공유하고, 에코백을 소지한 채 전시관을 재방문하면 선착순 50명에게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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