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말레이시아에서 바다거북 개체 수가 두 배로 증가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빈자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거북도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에 따르면 현지 수산청은 2023년 한 해 동안 1만130마리의 바다거북이 해변에 올라와 알을 낳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7년 3878마리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산란한 알도 약 33만 개에서 81만 개로 늘었다.

바다거북 개체 수 증가는 정부와 환경단체 보호 노력 덕분이라는 평가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약 512만 개 바다거북 알이 보호센터에서 부화됐으며, 이중 362만 마리가 바다로 돌아갔다. 당국은 NGO 및 어민들과 협력해 산란지를 보호하고, 주민들에게 바다거북알을 보호센터로 전달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기뻐하기에는 이르다. 늘어난 개체 수만큼 빈자리도 커졌다. 멸종위기종인 매부리바다거북, 올리브각시바다거북의 개체 수는 여전히 낮다. 더스타 보도에 따르면 장수거북은 2017년 이후 산란 기록이 없으며, 2024년 이후 검증된 공식 데이터 또한 없다.

장수거북은 과거 말레이시아 동해안에서 자주 발견됐지만, 무분별한 포획과 해양 오염으로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산란 환경이 달라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양보전단체 풀리하라(Pulihara) 라하유 줄키플리는 "최근 바다거북 산란 증가는 10~20년 전 보전 노력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장수거북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더스타에 말했다.

멸종위기종 바다거북 복원을 위한 노력은 한 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인공부화를 통한 복원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제주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멸종위기종 바다거북 9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다. 방류된 개체는 붉은바다거북, 푸른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등으로, 이 중 5마리는 해양수산부 인공증식 사업을 통해 태어난 개체였다.

당시 방류 장소인 제주 중문 색달해수욕장은 과거 바다거북이 산란한 기록이 있기로 알려진 곳이다.

2021년에도 같은 곳에 멸종위기 바다거북 6마리를 방류했다. 수족관에서 인공 부화한 4년생 푸른바다거북 2마리, 야생에서 구조·치료된 푸른바다거북 1마리, 붉은바다거북 3마리. 모두 인간의 노력으로 자연에 돌아간 개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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