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인도 오디샤 해변이 바다거북 68만 마리로 뒤덮였다. 이번에 집결한 바다거북은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올리브각시거북(Olive Ridley Turtle)으로, 불과 한 달 전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종이다. 이번 대규모 산란이 멸종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신호인지, 아니면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움직임인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 ParveenKaswan 트위터 캡처 )/뉴스펭귄
(사진 ParveenKaswan 트위터 캡처 )/뉴스펭귄

올리브각시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취약(VU)종으로 분류된 멸종위기종이다. 인도 오디샤 해변에서는 지난 2월16일부터 이들의 대량 산란이 시작됐다.

현지 언론 NDTV에 따르면 올해 산란 개체 수는 68만 2000마리로, 지난해 63만 7000마리를 넘어섰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알은 55만 5638개에 이른다.

이처럼 대규모로 산란하는 현상은 '아리바다(arribada)'라 불리며, 일정한 환경 조건을 충족할 때만 발생한다. 인도 산림청(IFS) 소속 관리관 파르빈 카스완은 이번 소식을 알리면서 개인 SNS에  "오디샤 해안은 완만한 경사의 모래 해변과 인간 간섭이 적은 환경 덕분에 바다거북의 주요 번식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낮에도 산란이 이루어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관찰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리브각시바다거북은 한 번에 120~150개 알을 낳으며, 부화까지는 45~50일 소요된다. 그러나 부화 후 바다에 도달하는 개체의 생존율은 1% 미만으로 극히 낮다.  이런 까닭에 이번 대규모 산란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이들을 위협하는 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인도 해안 경비대(ICG)는 올해 ‘올리비아 작전(Operation Olivia)’을 가동해 해양 보호구역을 순찰하며 불법 어업 단속에 나섰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까지 150척 이상의 어선과 보트를 점검했으며, 알을 포식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뉴 포담페타에서 프라야기까지 9km 구간에 울타리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러한 보호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다거북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인도 첸나이 해변에서는 올리브각시거북 400마리 이상이 집단 폐사했다. 전문가들은 저인망 어업으로 인한 혼획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인도 동물 조사국(ZSI) 수석 과학자 바수데브 트리파티는 현지 언론 PTI와의 인터뷰에서 "산란 개체 수 증가가 반드시 개체군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변 보호만으로는 바다거북을 완전히 지킬 수 없다"고 경고했다.

올리브각시거북의 대규모 산란이 멸종 위기 극복의 신호인지, 아니면 환경 파괴에 대한 마지막 몸부림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변 보호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어업 관리와 해양 생태계 보존이 바다거북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바다거북의 생존 여부는 단순히 한 종의 문제가 아니라, 해양 생태계 전반의 건강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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