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즘 박쥐. (사진 논문 First record of leucism in the Spix’s disc-winged bat, Thyroptera tricolor, in Belize)/뉴스펭귄
루시즘 박쥐. (사진 논문 First record of leucism in the Spix’s disc-winged bat, Thyroptera tricolor, in Belize)/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피부가 새하얀 박쥐가 발견됐다. 스픽스원반날개박쥐에서 처음 기록된 루시즘(백변종) 사례다.

영국 미들젝스대 연구진은 루시즘(Leucism)인 스픽스원반날개박쥐(Spix's Disk Winged Bat)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신열대 보존과 생물' 저널에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이 박쥐는 갈색 피부에 배에는 흰색이나 노란색 털이 있으며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잎에 달라붙을 수 있는 빨판이 있다.

루시즘은 알비노(백색증)와 다르다. 알비노는 멜라닌 색소 부족으로 피부는 하얗고 눈은 붉어지지만, 루시즘은 눈을 제외한 피부나 털 일부가 희거나 밝아지는 현상이다. 색소를 만드는 기능에는 문제가 없어 눈동자 색은 그대로다.

루시즘 박쥐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발견됐으며, 모두 수컷이었다.

루시즘 박쥐. (사진 논문 First record of leucism in the Spix’s disc-winged bat, Thyroptera tricolor, in Belize)/뉴스펭귄
루시즘 박쥐. (사진 논문 First record of leucism in the Spix’s disc-winged bat, Thyroptera tricolor, in Belize)/뉴스펭귄

연구진은 박쥐의 흰 피부가 생존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넓은 잎을 말아 그 안에서 생활하는 박쥐의 특성상 흰색이 눈에 덜 띄어 오히려 포식자로부터 안전하다고 봤다. 루시즘 개체가 다른 박쥐들과 어울려 지내는 모습도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바네사 마틴 박사는 "루시즘 박쥐가 생각보다 더 흔할 수 있다"며 "루시즘은 유전적 돌연변이이기 때문에 어미 DNA와도 관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브라질 등지에서 무리로 서식하는 스픽스원반날개박쥐는 헬리코니아 잎을 말고 그 안에 빨판으로 달라붙어 생활한다. 이때 집은 양쪽 입구 크기가 달라 보청기처럼 외부 소리를 10배 증폭시키는데, 포식자를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헬리코니아 잎은 금방 늘어나기 때문에 24시간 정도만 집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과도한 헬리코니아 잎 수확은 박쥐의 생존을 위협한다.

일반적인 스픽스원반날개박쥐가 잎 속에서 생활하는 모습. (사진 국제박쥐보존협회)/뉴스펭귄
일반적인 스픽스원반날개박쥐가 잎 속에서 생활하는 모습. (사진 국제박쥐보존협회)/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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