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페미니즘은 생태계 위기 극복을 위해 인간 중심적 자연관과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본생태론입니다. 차별과 폭력에서 벗어나 평등하고 자연스러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넓게 보면 인간과 자연 사이의 다양한 현상으로 확장돼 기후위기, 멸종위기종, 탈플라스틱, 자원순환, 제로웨이스트, 바른먹거리, 정직한 거래와 같은 주제로도 모두 연결됩니다. <뉴스펭귄>이 생물다양성 실종의 시대에 에코페미니즘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에코페미니즘이 우리 일상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평소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에코페미니스트들의 현장 이야기와 함께 살펴볼 예정입니다. 우리가 멸종위기 시대를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하고 기후위기 극복의 힌트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편집자주]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전 세계는 지난해 가장 무더운 여름을 지나왔다. 올해는 그보다 더 강력한 더위가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올해 여름이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후위기 시대 한가운데를 지나며 많은 사람이 폭염과 가뭄, 홍수와 같은 기후재난을 겪고 생활 기반을 잃고 있다. 이 상실의 배경에는 성장 중심 패러다임이 있다. 과학자들은 무분별한 개발과 착취로 환경이 파괴되고 생물다양성이 무너지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생태계가 위기에 처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에코페미니즘’이다.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은 생태학(Ecology)과 여성주의(Feminism)의 합성어로 환경운동과 여성해방운동을 통합한 이론이다. 개념이 처음 사용된 건 1974년 서부 유럽으로 50년간 발전해왔다.
생태주의와 페미니즘이 연결된 에코페미니즘은 자연의 해방과 여성의 해방은 이어져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여성보다 남성이, 자연보다 문명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이뤄져온 억압, 통제, 개발, 착취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페미니즘과는 어떻게 다를까. 페미니즘이 거대한 자본주의 발전에 대한 동의와 함께 차별과 평등을 이야기한다면, 에코페미니즘은 인간을 비롯해 지구의 생명체가 자본주의의 도구와 상품이 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며 기존의 발전주의 패러다임을 꼬집는다.
더 많은 물건을 생산하고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구 생명체들을 희생시켜 타고난 본질대로 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정말 ‘풍요’인지 되묻는다. 남성 중심적 자본주의, 극단적 이성주의를 여성 억압과 자연 파괴의 원인으로 보고 비판한다. 무엇보다 가부장적 시스템의 하단에 여성과 자연, 동물을 배치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한다.
관련해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김현미 교수는 이를 ‘썩은 파이’에 비유한 바 있다. 반생태주의적이고 기후위기를 초래하고 우리의 몸을 위험에 빠뜨리는 썩은 파이라는 관점이다.
김 교수는 “에코페미니즘은 누가 이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행위자인지를 묻는 것으로, 동식물, 대기, 물까지 지구를 구성하는 주요한 행위자이자 행동 능력을 갖고 있는 존재로 인식하는 관점”이라고 설명한다.
즉, 에코페미니즘은 인간이 만든 기후위기와 환경파괴의 결과물을 결국 누가 부담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공존이라는 대안적 삶에 접근하고 생태적 삶을 실천해보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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