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기후위기는 북극곰이나 펭귄과 같은 동물의 생존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도 현재진행형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농식품 분야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뜨거워지는 지구로 기상이변의 심도와 빈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기후위기가 취약 계층의 식탁을 더 잔인하게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엔은 세계 인구의 9% 이상이 기아에 시달리고, 37%는 건강한 음식에 접근하기 어려우며, 50% 이상은 과체중과 비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부르는 식품을 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위기를 해결하고 전 세계 인구가 건강한 식단을 위해서 고소득 국가에서 고기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12월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발표한 ‘1.5도 문턱을 넘지 않는 기아 종식 등을 위한 지구적 청사진(로드맵)’을 통해 파리기후협약에서 제시한 1.5도 목표를 달성하려면 부유한 국가의 육류 과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기후총회에서 식량난과 기후위기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농식품 분야 청사진이 나온 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식품을 과도하게 소비해 온실가스를 불필요하게 많이 배출하고 다른 지역의 식량부족과 기아를 야기하고 있다.
FAO는 2030년까지 기아를 해결하고 2050년 인구 전체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으려면 고소득 국가가 동물성 식품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부자 나라는 음식물 쓰레기와 비료 남용을 억제하고 저소득 국가는 양질의 식단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은 처음 나온 게 아니다. 미국 환경단체 세계자원연구소도 2022년 보고서를 통해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내로 제한하려면, 선진국의 육류 소비를 일주일에 햄버거 2개 수준으로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량을 현재보다 6배 늘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사람이 일주일에 한 번 고기를 먹지 않으면 1년에 약 15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알려진다. 이는 축산업이 안고 있는 메탄가스 배출, 물 부족, 사료를 위한 곡식 소비, 무분별한 토지 개간 등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동물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의 18.2%를 차지하는데 이는 모든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보다 많다. 농장동물의 수가 줄어들면 공기와 토양 오염의 정도가 완화되고 물과 에너지 소비량도 감소한다. 다음 회차에서는 채식지향이 어떻게 지구를 돕는지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는 식량 불안정과 생물 다양성 불균형이라는 문제를 불러온다. <날씨와 식탁>은 달라진 날씨가 인간을 비롯해 지구에 사는 생명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식탁을 키워드로 살펴보는 12회차 연재다. 기후변화의 증거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식탁을 중심으로 기후위기의 현재를 살펴보고 나아가 생존권을 위협받는 동물의 권리와 지속가능한 식사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3회차에서는 파리기후협약에서 제시한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왜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하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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