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기후위기로 먹거리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식량위기와 기후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 위기에 대응할 중장기 시스템 구축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종자나 품종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팜 등 푸드테크 관련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기후위기의 역설은 환경 파괴 기여도가 낮을수록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점에 있다.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온 동식물들은 뒤바뀐 기후로 영문도 모르고 멸종을 코앞에 두고 있고, 개발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나라의 국민들은 빈곤과 기아로 삶의 최전선에 내몰리고 있다.
아프리카처럼 더운 지역에 위치한 국가일수록, 남극과 북극 같은 극지방에 사는 생명들일수록 기상 이변에 더 극단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기후위기로 식량 공급망이 위협받으면서 식량위기와 기후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 식량 생산의 대부분을 농업에 의존하고 있는 저개발 국가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일수록 상황은 더 심각하다.
식량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위기 시대 식량 가격과 수급 면에서 취약성이 두드러지는 데 비해 식량안보 대책은 미흡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2년 곡물 수요량 2300만 톤 가운데 약 78%를 수입에 기대고 있는 세계 7대 식량 수입대국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기온 상승 등을 이유로 2040년대 국내 쌀 생산량은 지금보다 10% 이상 감소될 전망이다.
이에 정부와 기업들이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위기에 대응할 중장기적인 시스템 구축 마련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월 ‘기후위기 대응 식량안보 강화방안 포럼’에서 민간기업의 해외곡물 유통망 확보 지원과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전략 작물 직불제 확대, 가루 쌀 육성 등 관련 정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0월 열린 ‘2024년 제3회 미래농생명산업 포럼’에서는 이러한 지적과 함께 관련 법 제정부터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자리에서는 “곡물자급률이 사실상 20%대인 우리나라에서 기후문제는 더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종자나 품종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식품 산업군에서는 ICT를 접목한 ‘푸드테크’에서 대책을 찾고 있다. 생육에 필요한 물이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차세대 친환경 식량자원으로 대체육과 식용곤충을 주목하는가 하면, 가뭄에 강한 작물 품종 개발, 식량 종자와 품종 다양화, 물 관리 기술 향상, 병충해 저항성 강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농업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사물 인터넷을 접목한 스마트팜(Smart Farm)도 폭염에 대비할 새로운 농업 시스템이다. 스마트 농업 기술은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을 이용해 작물의 생장 환경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영양을 공급하고 병충해를 방제하는 등 농작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온도나 습도 등을 재배 환경을 원격 제어할 수 있고 더위나 추위, 폭우, 태풍에 대한 기상 피해를 예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에서는 스마트팜 활성화 정책이 시행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국내 스마트팜 시장이 2020년 2억 4000만 달러에서 2025년 4억 9000만 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은 도입률이 1.48%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마저도 중소기업·스타트업이 대부분이라 기업 육성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올해 3월 발표한 ‘우리나라 스마트팜 산업 활성화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영향을 덜 받고 생산성을 높여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팜 활성화가 시급하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는 식량 불안정과 생물 다양성 불균형이라는 문제를 불러온다. <날씨와 식탁>은 달라진 날씨가 인간을 비롯해 지구에 사는 생명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식탁을 키워드로 살펴보는 12회차 연재다. 기후변화의 증거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식탁을 중심으로 기후위기의 현재를 살펴보고 나아가 생존권을 위협받는 동물의 권리와 지속가능한 식사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11회차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에 대처하는 노력들에 대해서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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