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말하지 않는 것들
[뉴스펭귄 성은숙 기자] 매일 먹고 즐기는 음식이 우리와 지구의 건강은 둘째치고 정치·경제와 맞닿아 있다고 20여년 째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미국 내 가장 권위있는 식품공학자이자 식품영양학자인 매리언 네슬이다. 그는 음식을 판매하는 식품 회사를 주축으로 한 정치·경제가 푸드 시스템(제조부터 섭취의 과정에서 한 식품에 발생하는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기아, 비만, 기후변화까지 연결됐다고 말한다. 우리는 인류와 지구를 위해 '더 건강한 푸드 시스템'을 어떻게 지지할 수 있을까?
적당히, 채소 위주로, 음식을 먹기
오늘날 사람들에겐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결정하는 건 매우 복잡한 일이 됐다. 필수영양성분, 비만, 질병, 기후변화, 가격, 전통 및 문화, 맛 등 고려하고 지켜야 할 일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인용한 미국 유명 환경운동가 마이클 폴란은 식습관의 기본 원칙을 '음식을 먹어라, 너무 많이 먹지 말아라, 채소 위주로 먹어라'는 단 세 문장으로 정리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공중 보건이 아닌 '더 많이 먹어야' 이익을 보는 식품 회사, 고기 섭취를 늘리기 위해 저탄수화물 옹호자들과 연대하는 육류 산업, 울트라 가공식품의 가격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든 정부 정책 등에 대해 짐작하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책의 중요성
기아와 비만. 현대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심지어 기아는 부유한 나라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생산되는 식량의 40%를 버리는데도 누군가는 굶고 있는 세상인 것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낭비되는 식품 중 70%는 생산과 수확 단계에서 발생된다. 저자는 그 원인 중 하나로 유기농 채소 생산이나 재생적인 농업 방식 장려보다 되도록 많은 양의 환금작물(옥수수, 콩 등)을 과잉 생산하도록 만드는 농업 정책 등을 지적한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폐기 식품을 나눠주는 푸드뱅크 같은 즉각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정말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원인에 최선을 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안전하고 건강한 선택을 쉬운 선택으로 만드는 식품 환경을 지지하는 것(정치적인 힘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행동하세요"
많은 환경운동가들은 자본주의를 기후변화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자본주의가 대량 생산 및 이윤 극대화를 위해 자연과 인간을 착취한다는 것이다. 저자 역시 식품 자본주의('소비 촉진적 경제 시스템')를 비판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식탁의 위기 또한 산업형 농업이 영향을 줬다고 본다.
건강을 악화시키고, 국가나 지역의 중소 규모의 가족 농장을 사라지게 하고, 경제적 불평등과 인구의 도시 쏠림 현상을 가속화하고, 숲과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건 최소한의 비용으로 저렴한 식품을 과잉 생산하는 자본주의푸드 시스템의 당연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우리가 해야할 일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수준의 정확성과 생산성을 제공하는 실내 수직 농업" 같은 기술 개발이 아닌 시스템 수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에필로그의 지면을 전부 할애하면서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좋은 푸드 시스템을 옹호하기 위해선 계속 고민하고, 효과적으로 움직이고, 요구하고, 돕고, 투표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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