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멘트 업계에서 유일하게 천만톤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쌍용씨앤이였다. 2023년 기준 온실가스를 1000만톤 이상 배출한 기업은 10개 사로 시멘트 업종에서는 쌍용씨앤이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전체 기업 중에서는 아홉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시멘트 산업은 건축 구조재료를 생산하는 기반 산업으로 철강과 함께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으로 꼽힌다. 석회석을 고온으로 가열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지속해서 기후위기 대응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최근 3년간 배출량 증감률을 보면, 업계 전체가 소폭 증감 양상만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시멘트 업종은 2023년 기준 백만톤클럽 총 배출량의 8%를 차지했다. 시멘트 산업군 내에서는 7개 기업이 100만톤 이상을 배출했지만 그중에서도 쌍용씨앤이만이 1000만 톤 이상을 기록했다.
쌍용씨앤이, 3년 연속 배출 1000만 톤 넘겨...감축은 제자리
쌍용씨앤이의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074만tCO₂-eq로 2021년 대비 1% 증가했다. 3년 연속 1000만 톤을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에너지 사용량은 6만4449TJ로 업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대비 약 5% 증가한 수치다. 업계 내 한두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기업이 비슷한 수준이거나 감소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쌍용씨앤이는 2년 전 본지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시즌1’ 분석에서도 유일한 천만톤 배출 기업이자 업계 내 기후 대응 평가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감축 여력 낮지만 순환연료 전환 확대
시멘트 생산 공정은 구조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수반한다. 쌍용씨앤이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배출량 중 약 60%는 석회석(CaCO₃)의 화학적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배출’이다.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하는 산화칼슘(CaO)을 얻는 과정이 여기에 해당한다. 나머지는 연료 연소에 의한 직접배출(약 35%)과 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약 5%)이다.
쌍용씨앤이 측은 “공정배출이 전체 온실가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감축 가능한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기후변화 관련 규제와 물리적 리스크, 제품 및 자원 효율성 등을 분석해 탄소중립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원순환 측면에서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쌍용씨앤이는 유연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2023년 한 해 동안 합성수지 93만 톤, 폐타이어 11만 톤 등을 대체 연료로 사용해 시멘트 생산 열량의 39.2%를 순환자원으로 충당했다. 회사 측은 “2030년 탈석탄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반 ‘고만고만한’ 변화...에너지 사용량도 큰 차 없어
쌍용씨앤이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시멘트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대부분 전년 대비 ±1~2% 수준에서 움직이며 큰 변화가 없었다. 한일현대시멘트만이 유일하게 20% 이상 온실가스를 줄였다. 아세아시멘트는 에너지 사용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한일현대시멘트는 두 자릿수 저감률을 기록했다.
기업의 탄소중립 이행의 열쇠는 결국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있다. 감축 여력이 낮은 업종일수록 공정 개선과 연료 전환, 에너지 효율화 등 가능한 수단을 적극적으로 동원해야 한다. 특히 시멘트처럼 구조적으로 배출량이 높은 산업일수록 더욱 과감한 정책 유도와 기술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뉴스펭귄은 지난 2023년 '온실가스 100만톤 클럽'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100만톤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요 기업들의 배출실태와 개선노력을 집중 조명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의미 있는 보도였다.
해당 보도 후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였을까? 탄소중립 실현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은 잘 지켰을까? 그 부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업들의 최근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일일이 대조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증감 추이를 분석했다.
이번 기획은 크게 2가지 줄기로 나뉜다. 시즌1에서 보도했던 전기·전자, 석화·정유, 시멘트 3개 업종 기업의 2021년 이후 흐름을 살폈다. 이와 더불어 시즌1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음식료품 업종을 추가해 기업별 기후행동을 비교 평가했다.
위 기준에 따라 정리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관련 현황을 15회차에 걸쳐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시즌2 연재순서>
1. 기후악당들은 정말 달라졌을까?
2. 탄소배출 '큰 손' 기업 아쉬운 성적표
3. 국내 주요 식음료 기업 탄소배출 현황
4. 넷제로 외친 통신3사, 배출량 계속 늘었다
5. 삼성전자, 유일한 '천만톤클럽'...에너지사용량 급증
6. LG전자,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저감량 '최고'
7. 시멘트 업계 유일 ‘천만톤클럽’ 쌍용C&E “3년 연속”
8. 아세아시멘트 3년새 에너지 사용량 25% 증가
9. 3년 전과 달라졌네...탄소배출 두 자릿수 감축한 한일현대시멘트
10. 에너지 기업들은 반성했을까? 기후대응력 0점 기업 현대케미칼
11. HD오일뱅크, 온실가스 배출 성적표 '좋음'
12. 여천NCC, 석유화학정유업종서 에너지 사용량 최대 감축
13. 음식료품업종 16개사 중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기업은 4곳
14. SPC삼립·오리온, 에너지 사용량 약 10% 증가
15. 대상,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모두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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