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들이 과연 지구도 함께 생각하고 있을까? 식품을 만들고 포장해 유통하는 전 과정에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사용된다. 2018년 이후 6년간 국내 주요 음식료품 기업 16곳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농심, 대상, 동원F&B,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오뚜기, 오리온, 해태, CJ제일제당, SPC삼립,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빙그레, 남양유업, 매일유업,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대규모 제조업종처럼 연간 10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진 않지만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산업군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탄소 감축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
환경경영 성과 분석 결과, 가장 최근 3년인 2021년 대비 2023년 음식료품 업종 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업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생산 공정 개선, 에너지 효율화, 재생에너지 도입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환경 영향을 줄인 반면, 일부는 생산량 증가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증감량은 기업의 규모, 생산 방식, 친환경 기술 도입 수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기업 두 자릿수 감축 성과...증가세 이어진 곳도 적지 않아
16개 기업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해태였다. 2021년 대비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무려 24.9%나 감축했다. 대상도 17.7%를 줄이며 뚜렷한 성과를 냈다. 이어 롯데웰푸드와 삼양사가 각각 13.8%, 10.8% 줄여 두 자릿수 감축률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등 구체적인 노력을 통해 환경 영향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기업도 적지 않았다. 오리온과 SPC삼립은 각각 9.6%, 9.2% 증가했고, 농심과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적지만 배출량이 증가했다. 흥미롭게도 서울우유는 에너지 사용량은 줄였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늘어난 특이한 케이스다.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난 기업들의 경우 친환경 설비 도입, 공정 최적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 탄소배출 감축 목표 설정에 따른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실행 계획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 음식료품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에너지 사용량도 온실가스 배출량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대상은 에너지 사용량을 15.7%, 롯데웰푸드는 12.8% 줄이는 데 성공했다. 오뚜기, CJ제일제당, 삼양사 등도 소폭이지만 에너지를 아껴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오리온은 에너지 사용량이 9.9% 늘었고, SPC삼립도 10.8% 증가했다. 두 기업 모두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소비가 동시에 늘어나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 농심도 해당 기간 에너지 사용량이 소폭 증가했다.
이러한 증감률은 제품 생산량 변화, 설비 투자, 에너지 효율 개선 노력 등 다양한 요인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음식료품 업계도 탄소 감축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록 제조업만큼 대규모 배출은 아니더라도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식탁을 위해서는 생산 공정의 에너지 효율화, 재생에너지 전환, 친환경 포장재 개발, 공급망 전반의 탄소 감축 전략, 감축 목표 수립과 투명한 정보 공개 등 노력이 필요하다.
뉴스펭귄은 지난 2023년 '온실가스 100만톤 클럽'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100만톤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요 기업들의 배출실태와 개선노력을 집중 조명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의미 있는 보도였다.
해당 보도 후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였을까? 탄소중립 실현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은 잘 지켰을까? 그 부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업들의 최근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일일이 대조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증감 추이를 분석했다.
이번 기획은 크게 2가지 줄기로 나뉜다. 시즌1에서 보도했던 전기·전자, 석화·정유, 시멘트 3개 업종 기업의 2021년 이후 흐름을 살폈다. 이와 더불어 시즌1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음식료품 업종을 추가해 기업별 기후행동을 비교 평가했다.
위 기준에 따라 정리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관련 현황을 15회차에 걸쳐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시즌2 연재순서>
1. 기후악당들은 정말 달라졌을까?
2. 탄소배출 '큰 손' 기업 아쉬운 성적표
3. 국내 주요 식음료 기업 탄소배출 현황
4. 넷제로 외친 통신3사, 배출량 계속 늘었다
5. 삼성전자, 에너지 사용량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
6. LG전자,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저감량 '최고'
7. 굴뚝산업은 온실가스 주범? 배출량 증감률도 고만고만
8. 아세아시멘트 3년새 에너지 사용량 25% 증가
9. 3년 전과 달라졌네...탄소배출 두 자릿수 감축한 한일현대시멘트
10. 에너지 기업들은 반성했을까? 기후대응력 0점 기업 현대케미칼
11. HD오일뱅크, 온실가스 배출 성적표 '좋음'
12. 여천NCC, 석유화학정유업종서 에너지 사용량 최대 감축
13. 음식료품업종 16개사 중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기업은 4곳
14. SPC삼립·오리온, 에너지 사용량 약 10% 증가
15. 대상,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모두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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