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현대시멘트 삼곡공장. (사진 한일현대시멘트)/뉴스펭귄
한일현대시멘트 삼곡공장 전경. (사진 한일현대시멘트)/뉴스펭귄

국내 시멘트 업계에서 최근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줄인 기업은 한일현대시멘트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시즌2 분석 결과, 한일현대시멘트는 2021년 대비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24%, 에너지 사용량 17% 감축으로 가장 큰 폭의 감축률을 기록했다. 

한일현대시멘트는 지난 시즌1에서 2018년 대비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일하게 증가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분석 대상 7개 기업 중 가장 큰 감축 폭을 나타내며 다른 흐름을 보였다.

감축의 주요 요인은 친환경 설비 개조를 위한 생산 일시 중단이다. 영월공장의 보조연소설비를 개조하면서 일정 기간 가동을 멈췄고, 이에 따라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이 자연스럽게 줄었다.

회사는 완전연소가 가능한 설비로의 전환, 순환자원 연료 활용 확대, 폐열 발전설비 구축 등 에너지 효율과 탄소 감축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시멘트 업종 내 100만톤클럽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현황. (표 곽은영 기자)/뉴스펭귄
시멘트 업종 내 100만톤클럽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현황. (표 곽은영 기자)/뉴스펭귄

한일현대시멘트 관계자는 “영월공장에 있는 보조연소설비를 친환경 설비로 개조하기 위해 생산을 멈춘 기간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다. 석회석에 열을 가해 시멘트를 생산하는 중간단계에서의 완전연소를 위해 설비를 강화한 것인데, 순환자원을 더 사용하고 완전연소가 되면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멘트 산업은 열다소비 업종이라 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영월공장은 2024년 버려지는 폐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발전설비도 강화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 있다”며 폐열발전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현대시멘트에 따르면, 영월공장 2호 소성로는 지난해 설비 개조를 마쳤고 2026년까지 소성 설비 개선에 약 368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연탄 사용량을 30% 줄이고, 연간 약 3만 600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단양공장에서도 폐합성수지를 대체 연료로 투입하는 방식이 적용돼 유연탄 사용을 30% 이상 줄였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처럼 연료 대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내는 한편, 반복된 산업재해는 ESG 경영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에서는 최근 4년간 3건의 하청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분진, 추락, 기계 끼임 등 중대재해가 반복되면서 안전 관리체계 부실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안전교육 강화와 시스템 개선을 통해 재발을 막겠다”고 밝혔지만 환경 성과와 노동 안전이 함께 가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중대재해Zero 안전 실천 다짐 결의 대회. (사진 한일현대시멘트)/뉴스펭귄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중대재해Zero 안전 실천 다짐 결의 대회. (사진 한일현대시멘트)/뉴스펭귄

시멘트 산업 ‘탄소 전환’ 어디까지 왔나

국내 시멘트 업계는 최근 국제 시멘트 컨퍼런스 ‘셈텍 아시아(Cemtech Asia) 2025’에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53% 감축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밝혔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업계 전반에서 폐기물을 연료로 전환하고 폐열 발전설비에 투자해 2030년 목표 수준인 연료 대체율 36%를 조기에 달성한 상태다.

업계는 앞으로 연료 및 원료 전환 기술 개발, 설비 효율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등으로 탄소중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산업표준 개정과 정부 차원의 기술개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일현대시멘트의 사례는 단기적 생산 조정과 중장기적인 설비 개선이 온실가스 감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탄소 감축과 산업 안전, 지역 사회와의 신뢰가 함께 가야 지속가능한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뉴스펭귄은 지난 2023년 '온실가스 100만톤 클럽'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100만톤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요 기업들의 배출실태와 개선노력을 집중 조명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의미 있는 보도였다.

해당 보도 후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였을까? 탄소중립 실현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은 잘 지켰을까? 그 부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업들의 최근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일일이 대조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증감 추이를 분석했다. 

이번 기획은 크게 2가지 줄기로 나뉜다. 시즌1에서 보도했던 전기·전자, 석화·정유, 시멘트 3개 업종 기업의 2021년 이후 흐름을 살폈다. 이와 더불어 시즌1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음식료품 업종을 추가해 기업별 기후행동을 비교 평가했다.

위 기준에 따라 정리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관련 현황을 15회차에 걸쳐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시즌2 연재순서>

 

1. 기후악당들은 정말 달라졌을까?

 

2. 탄소배출 '큰 손' 기업 아쉬운 성적표

 

3. 국내 주요 식음료 기업 탄소배출 현황

 

4. 넷제로 외친 통신3사, 배출량 계속 늘었다

 

5. 삼성전자, 유일한 '천만톤클럽'...에너지사용량 급증

 

6. LG전자,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저감량 '최고' 

 

7. 시멘트 업계 유일 ‘천만톤클럽’ 쌍용C&E “3년 연속”

 

8. 아세아시멘트 3년새 에너지 사용량 25% 증가

 

9. "달라졌네"...한일현대시멘트, 탄소 두 자릿수 감축

 

10. 에너지 기업들은 반성했을까? 기후대응력 0점 기업 현대케미칼 

 

11. HD오일뱅크, 온실가스 배출 성적표 '좋음'

 

12. 여천NCC, 석유화학정유업종서 에너지 사용량 최대 감축

 

13. 음식료품업종 16개사 중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기업은 4곳

 

14. SPC삼립·오리온, 에너지 사용량 약 10% 증가

 

15. 대상,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모두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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