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정유 산업은 제품의 원료이자 공정상에서의 에너지 공급원인 화석연료 사용으로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으로 불린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석유화학·정유 산업은 제품의 원료이자 공정상에서의 에너지 공급원인 화석연료 사용으로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으로 불린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석유화학·정유 업종에서 2년 사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HD현대케미칼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신규 공장 증설과 본격적인 가동에 따른 것으로 공정 운영 변경이나 비효율성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석유화학·정유 산업은 한국 산업화의 상징이자 핵심 산업군으로 꼽히지만 제품의 원료이자 공정상에서의 에너지 공급원인 화석연료 사용으로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으로 불린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석유화학·정유 업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91.9MtCO₂eq로 ‘100만톤클럽’에 해당하는 15개 기업이 이 중 약 75%를 배출했다. 전체 100만톤클럽 중에서도 이 업종이 14.7%를 차지하며, 배출량 기준 세 번째로 큰 산업군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간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은 S-OIL(954만t), GS칼텍스(849만t), LG화학(813만t)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모두 800만 톤이 넘는 배출량을 기록했지만, 배출량의 증감 추이는 제각각이다.

예컨대 S-OIL은 2021년까지만 해도 업계 유일 ‘1000만톤클럽’에 속했지만, 2년 만에 약 5%의 감축을 이뤄내며 1000만톤 대에서 탈출했다.

S-OIL의 2023 ESG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고효율 열교환기 도입, 폐열 회수, 공정 효율성 향상, 저탄소 외부 스팀 도입 등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청정 가스 연료를 이용한 가스 터빈 열병합 발전을 통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간접 탄소 배출량을 줄여나가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 연도별 배출량 및 100만톤 클럽 현황. (표 기후변화행동연구소)/뉴스펭귄
석유화학 업종 연도별 배출량 및 100만톤 클럽 현황. (표 기후변화행동연구소)/뉴스펭귄

배출량 폭증한 HD현대케미칼...2년 새 70% 이상 늘어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에서 눈에 띄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기업은 HD현대케미칼이다.

HD현대케미칼은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 ‘콘덴세이트’와 정유 부산물 ‘납사’를 활용해 석유, BTX, 폴리머 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기업이다.

이 회사의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대비 무려 72.5%, 에너지 사용량은 78.9% 늘어 업종 내 최대폭 증가를 기록했다. 다른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비슷하거나 감축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HD현대케미칼 관계자는 “2022년 연간 에틸렌 82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신규 NCC 공장(HPC)을 증설하고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며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증가는 해당 신규 설비의 본격적인 가동에 기인한 것으로 공정 운영의 변경이나 비효율성 때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같은 시기 업종 내 타 기업들과의 배출량 차이는 신규 공장을 증설·가동한 당사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위해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 부응하기 위한 배출량 상쇄 및 감축 노력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HD현대케미칼 관계자는 “HD현대오일뱅크 주관으로 수립한 탄소감축 로드맵을 회사 KPI로 설정해 체계적으로 이행 중으로 향후 온실가스 저감과 포집·활용(CCU) 기술이 상용화되는 즉시 조기 도입해 감축 속도를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펭귄은 지난 2023년 '온실가스 100만톤 클럽'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100만톤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요 기업들의 배출실태와 개선노력을 집중 조명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의미 있는 보도였다.

해당 보도 후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였을까? 탄소중립 실현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은 잘 지켰을까? 그 부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업들의 최근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일일이 대조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증감 추이를 분석했다. 

이번 기획은 크게 2가지 줄기로 나뉜다. 시즌1에서 보도했던 전기·전자, 석화·정유, 시멘트 3개 업종 기업의 2021년 이후 흐름을 살폈다. 이와 더불어 시즌1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음식료품 업종을 추가해 기업별 기후행동을 비교 평가했다.

위 기준에 따라 정리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관련 현황을 15회차에 걸쳐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시즌2 연재순서>

 

1. 기후악당들은 정말 달라졌을까?

 

2. 탄소배출 '큰 손' 기업 아쉬운 성적표

 

3. 국내 주요 식음료 기업 탄소배출 현황

 

4. 넷제로 외친 통신3사, 배출량 계속 늘었다

 

5. 삼성전자, 유일한 '천만톤클럽'...에너지사용량 급증

 

6. LG전자,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저감량 '최고' 

 

7. 시멘트 업계 유일 ‘천만톤클럽’ 쌍용C&E “3년 연속”

 

8. 아세아시멘트 3년새 에너지 사용량 25% 증가

 

9. 3년 전과 달라졌네...탄소배출 두 자릿수 감축한 한일현대시멘트

 

10. HD현대케미칼 기후대응력 낙제점? ”2년 새 72.5% 늘어“

 

11. HD오일뱅크, 온실가스 배출 성적표 '좋음'

 

12. 여천NCC, 석유화학정유업종서 에너지 사용량 최대 감축

 

13. 음식료품업종 16개사 중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기업은 4곳

 

14. SPC삼립·오리온, 에너지 사용량 약 10% 증가

 

15. 대상,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모두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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