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바다에서 카약을 타던 한 남성이 혹등고래 입에 빨려 들어가는 아찔한 순간이 영상에 담겼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혹등고래에 실제로 삼켜질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고래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혹등고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사진 dell simancas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혹등고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사진 dell simancas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AP통신과 가디언 등 보도에 따르면, 24세 아드리안 시만카스(Adrián Simancas)는 지난 8일(현지시간) 아버지 델 시만카스(Dell Simancas)와 함께 칠레 바이아엘 아길라(Bahía El Águila) 해역에서 카약을 타던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당시 카약을 타던 아드리안은 갑자기 수면 위로 떠오른 혹등고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가 몇 초 후 다시 방출됐다. 현장을 촬영한 아버지 델 시만카스는 "진정해, 진정해(Stay calm, Stay calm)"라며 아들을 다독이고, 침착하게 상황을 지켜봤다.

(영상 dell simancas 유튜브 캡처)/뉴스펭귄
(영상 dell simancas 유튜브 캡처)/뉴스펭귄

아드리안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죽었다고 생각했다"며 "고래 입이 닫히면서 소용돌이 속에 누워 회전하는 기분이었다"고 당시 느낀 공포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혹등고래가 인간을 실제로 삼킬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한다. 칠레대학교와 베이스 밀레니엄 연구소 해양생물학자인 마리아 호세 페레스 알바레스(María José Pérez Álvarez)는 "혹등고래는 작은 물고기나 크릴을 먹으며, 식도 크기가 작아 인간을 삼킬 수 없다"며 "혹등고래는 상어처럼 날카로운 이빨이 아닌 수염판을 이용해 먹이를 걸러 먹기 때문에 인간을 물거나 씹을 수도 없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해양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간이 고래와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칠레 카약 관광 업체를 운영하는 기예르모 메사(Guillermo Meza)는 "법적으로 고래와 최소 100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들은 너무 먼 바다까지 나갔고, 고래와 너무 가까웠다"고 지적했다.

또한 AP통신은 칠레 해역에서 혹등고래가 인간을 공격하는 사례는 드물지만, 대형 선박과 충돌 탓에 고래가 사망하는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년간 칠레 해안에서는 고래 좌초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 dell simancas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사진 dell simancas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아드리안 시만카스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연을 향한 경외심이 더 깊어졌다"며 "앞으로는 해안에서 더 안전한 거리를 두고 활동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