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배진주 기자] 최근 영국 해안에서 혹등고래가 어구 밧줄에 얽힌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팀이 정교한 작업 끝에 구출에 성공했다. 혹등고래가 어구에 걸리는 사고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영국 다이버해양구조단(이하 구조단)은 지난 30일 “스코틀랜드 스카이 해안에서 혹등고래가 얽혔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연어 양식장 어구 밧줄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팀은 난항을 겪었다. 한 번 감긴 것으로 보인 밧줄이 실제론 고래의 머리와 왼쪽 가슴 지느러미를 두 번 감고 있었다. 구조단은 “이 때문에 구조가 어려웠다”면서 “마지막 절단에서 고래가 풀리도록 계획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번의 절단 작업 과정에서 고래가 움직여 밧줄이 더 엉키거나 누군가 다치지 않게 마지막 직전까지 고래가 적당히 묶여있다가 '최후의 한 번'에 완전히 풀려 움직이도록 세밀한 계획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31일 이른 아침, 구조팀은 현장에 도착했다. 작은 보트를 타고 접근한 구조대원은 고래 가까이 붙어 밧줄의 여러 부분을 잘랐다. 몇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무사히 작전에 성공했다.
고래는 무사히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구조단은 “고래가 평정심을 되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아마도 지쳐서 처음엔 자신이 자유롭다는 걸 몰랐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잠시 후 자유롭게 헤엄쳤고 북쪽으로 헤엄쳐 사라졌다.
혹등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관심대상(LC, Least Concern)이다.
한편, 혹등고래가 어구에 엉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호주 그리피스대학 연구팀은 “퀸즐랜드 해안에서 최소 9마리 고래가 상어 그물에 걸렸다”면서 “호주 동부 해안에서는 40마리 이상 고래가 어구에 얽혀 있다고 보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11월간의 관찰 동안 기록된 수치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 1982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서해안에서 발생한 고래 얽힘 사건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혹등고래와 흑고래가 얽힌 사례가 1982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10건,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연평균 50건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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