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향유고래 가족. (사진 Chris Johnson - WWF)/뉴스펭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향유고래 가족. (사진 Chris Johnson - WWF)/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향유고래의 별명은 ‘바다의 코끼리’다. 코끼리처럼 몸집이 크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다른 이유가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16일 세계 고래의 날을 맞아 향유고래 가족의 영상을 공개했다. WWF가 작년 7월 헬레닉 해구에서 촬영한 영상에는 향유고래 가족이 함께 수영하며 공기를 마시기 위해 수면으로 떠오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향유고래는 인간처럼 강한 사회적 유대를 가진 종이다. 대부분 암컷과 새끼들로 이루어진 가족 무리가 함께 생활하는데, 암컷들은 역할을 나눠 일부는 깊은 바다로 잠수해 먹이를 찾고, 일부는 새끼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사춘기가 된 수컷은 가족을 떠나 홀로 생활하거나 수컷끼리 무리를 형성한다. 이와 같은 모계 중심 사회 구조를 가진 동물이 또 있는데 바로 코끼리다.

코끼리 역시 모계 사회를 이뤄 살아간다. 역시 우두머리 암컷을 중심으로 암컷들과 새끼들이 무리를 이뤄 살아가고, 새끼들 중 수컷 코끼리는 다 자라면 무리를 떠나 홀로 생활하거나 수컷끼리 모여 무리를 형성한다. 이렇듯 코끼리와 비슷한 사회 구조를 가진 덕에 향유고래는 ‘바다의 코끼리’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WWF가 2022년 3월 카리브해 도미니카연방 해변에서 촬영한 영상에는 향유고래 가족이 함께 수영하고, 공기를 마시기 위해 수면으로 떠오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영상에는 가족 단위로 살아가는 향유고래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2022년 3월 카리브해 도미니카연방 해변에서 향유고래 가족의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 Jeroen Hoekendijk - WWF)/뉴스펭귄

향유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VU)’ 등급으로 지정된 멸종위기종이다. 향유고래는 특유의 고주파 소리를 이용해 먹이를 찾고, 무리와 소통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한편 고래는 해양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할 뿐 아니라,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으로 기후변화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WF에 따르면 대형 고래 한 마리는 평균 33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수천 그루의 나무가 연간 흡수하는 양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생태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매년 최소 30만 마리의 고래와 돌고래가 혼획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해 희생되고 있다. 서식지 파괴, 해양 오염 등 위협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상업적 포경과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고래등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매년 2월 셋째 주 일요일은 세계 고래의 날로, 멸종위기에 처한 고래의 현실을 알리고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태평양고래재단(Pacific Whale Foundation)이 제정했다. 1980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혹등고래를 기리기 위해 시작됐는데, 이후 혹등고래 외에 다른 종류의 고래들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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