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강원도 양구군은  산양과 사향노루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사진 양구 산양·사향노루 센터)/뉴스펭귄
환경부가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강원도 양구군은  산양과 사향노루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사진 양구 산양·사향노루 센터)/뉴스펭귄

[뉴스펭귄 신동현 기자] 강원도 양구군이 “기후대응댐 건설 시 산양과 사향노루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사향노루는 전국에 50여 마리만 남아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환경부가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강원도 양구군이 자연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들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양구군에 따르면, 댐이 들어설 곳으로 예상되는 양구 두타연 계곡을 비롯한 수입천 일대는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이자 전국에 50여 마리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향노루 서식지다. 지자체 관계자는 ‘댐이 건설되면 산양과 사향노루의 생태를 교란시켜 멸종 위험성을 더 키울 수 있다다’고 주장했다.

댐이 들어설 곳으로 예상되는 양구 두타연 계곡을 비롯한 수입천 일대는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이다. (사진 양구 산양·사향노루 센터)/뉴스펭귄
댐이 들어설 곳으로 예상되는 양구 두타연 계곡을 비롯한 수입천 일대는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이다. (사진 양구 산양·사향노루 센터)/뉴스펭귄

◇ “산양 생존률 떨어지고 사향노루 서식지 좁아질 것” 

전문가는 댐 건설 시 산양 생존률이 떨어지고 사향노루 서식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관련 주장을 하나씩 짚어보자. 산양 서식지에 댐이 생기면 이동로가 끊겨 특정 지역에 고립될 수 있고, 개체들 간의 교류가 이뤄지지 못해 불임이나 기형 증가 같은 생식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자연에서의 생존률이 떨어진다. 

양구 산양·사향노루센터 조재운 센터장은 “서로 다른 서식지에 사는 산양들이 교류해서 다양한 유전자가 섞여야 건강한 무리군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그렇지 못하면 근친 교배 등으로 불임이나 왜소증 같은 기형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이 반복되면 자연에서 산양의 생존률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사향노루. 이들이 가진 사향주머니는 고급약재와 향수 원료로 쓰여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남획됐다. 현재 전국에서 확인되는 사향노루는 50여 마리 밖에 안된다. (사진 양구 산양·사향노루 센터)/뉴스펭귄 
사향노루. 이들이 가진 사향주머니는 고급약재와 향수 원료로 쓰여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남획됐다. 현재 전국에서 확인되는 사향노루는 50여 마리 밖에 안된다. (사진 양구 산양·사향노루 센터)/뉴스펭귄 

사향노루도 위험에 처한다. 댐이 건설되면 이 동물들도 산양과 마찬가지로 이동로가 끊겨 고립되고 생식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식지가 특정되면서 불법 밀렵 등과 같은 위협에 더 쉽게 노출된 수도 있다. 특히 사향노루는 산양에 비해 서식지 이동 범위가 좁고, 남은 개체수가 매우 적어 멸종 위험성이 더 크다.

모니터링 도중 카메라에 나타난 사향노루 수컷. 긴 송곳니가 돋보인다. (사진 양구 산양·사향노루 센터)/뉴스펭귄
모니터링 도중 카메라에 나타난 사향노루 수컷. 긴 송곳니가 돋보인다. (사진 양구 산양·사향노루 센터)/뉴스펭귄

조 센터장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으면 서식지가 특정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향노루는 산양과 비교하면 서식지 이동 범위가 매우 좁아서 불법 밀렵에 노출될 위험성도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사향노루는 전국에 50여 마리 밖에 남지 않았다”며 개체수가 적은만큼 우려도 더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환경부가 지역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댐 후보지를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조 센터장은 “양구군은 이전부터 두타연을 비롯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사전 상의 없이 양구를 댐 건설 후보지로 선정했다.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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