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배진주 기자] 전력 생산 등의 이유로 세계 곳곳에서 댐을 만드는 가운데, 어떤 곳에서는 부작용이 심하다며 있던 댐도 없앤다. 댐을 철거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국에서 댐을 없애자 ‘연어’가 돌아왔다. 100년 만의 방문이다.

미국에서 댐을 없애자 연어가 돌아왔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미국에서 댐을 없애자 연어가 돌아왔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지난 25일 BBC는 “10월에 오리건 어류 및 야생 동물부의 어류 생물학자들이 JC 보일 댐이 있던 상류의 클래머스 강 지류에서 가을철에 이동하는 치누크 연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에는 1912년을 시작으로 수력 발전 댐이 4개 세워졌는데, 댐이 들어선 이후 대량의 물고기가 폐사하고 수질도 저하됐다. 가을 치누크 연어 수는 댐 건설 전 수에 비해 90% 이상, 봄 치누크는 98% 급감했다.

철갑상어, 은연어, 태평양 칠성장어 수도 급격기 감소했으며 상류 유역의 클래머스 부족은 4개 댐 중 하나인 콥코1이 완공된 1922년 이후 1세기 동안 연어 어장이 전무했다.

댐은 지난 8월을 끝으로 모두 철거됐다. 2023년에 캘리포니아 댐 4개를 철거하는 작업이 시작됐고, 지난 8월 마지막 댐이 무너졌다. 400마일(644km) 이상의 강이 다시 개통된 것이다.

이번 댐 철거는 여러 부족의 힘겨운 사투 끝에 이뤄졌다. 유록족, 카룩족 등 여러 부족이 수십 년에 걸쳐 댐 철거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다. 여러 부족은 수십 년에 걸쳐 댐 철거를 주장했다. 네 번의 요청 등 수년간의 협상 끝에 수락됐다.

치누크 연어 성체 암컷.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치누크 연어 성체 암컷.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연어는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 유록 부족의 수석 어류 생물학자 배리 맥코비는 “오리건에서 발견됐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면서 “정말 놀라운 소식이었고, 누구의 기대도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연어는 변화된 자연에 적응했다. 맥코비는 “9개월 전에는 수심이 9.1m에 달했던 이 지류에서 산란했다”며 “강이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서 '기후대응댐' 둘러싼 환경 논란

한편, 국내에서도 최근 댐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 7월 환경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댐을 여러 곳 건설하겠다'고 밝히며 후보지를 발표했다. 그러자 시민단체 등이 '환경파괴 우려가 있고 기후 대응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비판했다. 건설 과정에서 야생동물 서식지가 사라질 수 있고 일부 멸종위기종 등의 개체수도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환경부는 해당 지적에 대해 "친환경 장비를 활용하고 생태계 영향 평가 등을 잘 진행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환경부는 “법종 보호종과 서식 동식물 등을 조사하고 특성에 맞게 이식, 이주, 서식지 조성 등 저감대책을 수립하며 사업시행과정에서도 사후영향평가를 통해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후보지 중 하나였던 양구군은 “댐 건설 시 멸종위기인 산양과 사향노루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드러내기도했다. 

양구군에 따르면, 댐이 들어설 곳으로 예상되는 양구 두타연 계곡을 비롯한 수입천 일대는 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이자 전국에 50여 마리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향노루 서식지다. 지자체 관계자는 ‘댐이 건설되면 산양과 사향노루의 생태를 교란시켜 멸종 위험성을 더 키울 수 있다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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