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카피바라가 아르헨티나 노르델타에서 출몰하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카피바라가 아르헨티나 노르델타에서 출몰하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김영화 기자] 카피바라가 세계적인 인기다. 인형과 액세서리 캐릭터 등으로 수요가 많고, 케이팝 스타 제니 뮤직비디오에 등장해 세계적인 관심도 끌었다. 하지만 최근 아르헨티나 한 부촌에서는 이 동물이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서식지가 줄었는데 최근 개체수가 늘어 도심 곳곳에 출몰한 탓이다. 

블로그 등에서 '친화력 갑'으로 불리는 카피바라. 무심한 표정으로 악어 위에 올라타거나 원숭이, 고양이와 어울리는 영상이 퍼지며 '모든 동물의 아이돌'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 북부 고급 주택단지 노르델타에는 카피바라가 대거 출몰해 주민들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카피바라는 원래 이 지역 습지에 서식하던 동물이다. 1990년대 말부터 고급 주택단지 개발이 진행되며 서식지가 줄었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람들의 활동이 감소하자 개체 수가 다시 급증했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노르델타 일대 개체 수가 2년 전보다 3배 늘어난 약 1000마리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카피바라는 잔디밭과 정원을 파헤치거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유발했다. 일부 주민은 반려견이 공격당한 사례도 있다고 주장한다. 주민 대표 파블로 페파우레(Pablo Pefaure)는 뉴욕타임스에 "아이들이 위험할까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노르델타에서는 카피바라에게 불임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뉴욕타임스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노르델타에서는 카피바라에게 불임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뉴욕타임스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이 같은 상황에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는 지방정부의 승인을 받아 불임 백신을 활용한 '피임 주사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백신은 몇 개월 후 효과가 사라져 반복 접종이 필요하다. 카피바라에 대한 사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주민 실비아 소토(Silvia Soto)는 "문제의 원인은 서식지를 파괴한 사람들에게 있다"며 자연 보호구역 조성을 주장했다. 반면 펠리포 콘티지아니(Felipo Contigiani)는 "야생동물이 도시에 들어온 것"이라며 개체 수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현지에서 '카르핀초(carpincho)'라 불리는 카피바라는 남미에 서식하는 세계 최대의 설치류다. 성체는 몸길이 1m, 몸무게는 60kg을 넘는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최소관심(LC)' 종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서식지 파괴로 인해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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