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울산 울주군 삼평리에서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 사업이 추진 중인 가운데, 현장 인근에서 법정보호종 조류가 관찰됐다. 일부 보호종은 환경영향평가 초안 작성 이후 관찰됐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현재 협의 막바지 단계인 2차 보완서에 이 내용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는 법정보호종 2종..."지금은 더 많이 발견"
<뉴스펭귄>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울주군 온산읍 삼평리 산20-5번지 일원에 약 14만㎡ 규모, 매립용량 약 285만㎥의 일반산업폐기물 매립시설 설치를 추진 중이다.
사업자는 2023년 10월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제출했으며, 이후 주민 의견 수렴과 보완 절차를 거쳐 현재 낙동강유역환경청 본안 협의가 진행 중이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 사업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예측하고,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식 절차다. 사업자는 환경영향평가 전문업체에 용역을 맡겨 평가서를 작성하고, 이를 환경부 산하 유역환경청에 제출한다. 환경청은 제출된 환경영향평가서의 타당성을 검토해 보완을 요구하거나 최종 협의 의견을 사업자에게 전달한다.
초안에 따르면, 현지조사에서 법정보호종은 삵과 황조롱이 2종만 확인됐다. 문헌조사에서 수달, 삵,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소쩍새, 팔색조, 긴꼬리딱새, 남생이, 애기뿔소똥구리 등 총 9종이 기록됐으나, 현장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안을 작성한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는 "생태 특성 및 확인 위치, 사업 지역과의 거리를 고려할 때 사업으로 인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삵과 황조롱이에 대해서는 "공사 시 회피하거나 우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1차 결론을 냈다.
"현장에서 추가 확인된 보호종, 환경영향평가 반영돼야"
하지만 이후 시민 모니터링을 통해 법정보호종 조류가 발견됐다. 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가 별도로 실시한 모니터링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수리부엉이, 팔색조, 고니, 새매, 솔개, 검은머리촉새 등 15종 이상의 법정보호종 조류가 사업 예정지 반경 약 2km 이내에서 관찰됐다.
특히 올해 1월, 사업예정지로부터 약 250m 떨어진 절벽에서 수리부엉이 어미새와 새끼 3마리가 확인됐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으로 지정된 조류다.
정리하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조사 당시 수리부엉이 등은 관찰되지 않은 상태다. 이후 시점에 추가로 발견됐는데 2차 보완서에 해당 내용이 반영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환경단체 등은 관련 정보를 적극 반영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서식 사실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내용 검토 중"
한아름 남울주산폐장위기대응연대 환경국장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이중삼중으로 모여 서식하는 곳에 산업폐기물매립장은 서식지를 교란하고 먹이사슬 붕괴 위험이 있다"면서 "환경영향평가에 반드시 반영돼야 하며, 정밀 조사 후 보호 대책 없이 사업 허가를 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존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수리부엉이 연구 경험이 있는 신동만 동물생태학 박사는 "현재 사업지와의 거리 기준으로 보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은 수리부엉이 서식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 박사는 "환경영향평가 초안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진행 과정에서 발견됐다면 서식지 보존 대책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리부엉이 등에 대한 보존 대책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뉴스펭귄>과의 통화에서 "수리부엉이 서식 사실은 언론보도를 통해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검토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반영 여부는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향후 보존 대책 수립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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