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똥 천지에 악취" 에베레스트 배변봉투 지참 의무화

  • 이후림 기자
  • 2024.02.13 17:14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사진 Thomas Fuhrmann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사진 Thomas Fuhrmann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앞으로 세계 최정상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등반가는 배변봉투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영국 BBC는 네팔 파상라무지방자치단체가 에베레스트산에 오르는 등반가에게 자신의 배설물을 담을 배변봉투를 지참하고, 이를 베이스캠프로 가져가 처리하라는 조치를 내렸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등반가들의 배설물 흔적으로 에베레스트산에 악취가 점점 심해진다는 불만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고지대에 남은 배설물은 낮은 기온 탓에 완전히 분해되지 않아 심한 악취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에베레스트 산기슭에 위치한 1번 캠프와, 정상에 가까운 4번 캠프 사이에는 인간 배설물 약 3톤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에베레스트 대부분 지역을 관할하는 파상라무지방자치단체 밍마 셰르파 회장은 "산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며 "곳곳에 사람의 대변이 보이고 일부 등반가들이 병에 걸린다는 불만이 접수됐다.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비정부기구 사가르마타오염통제위원회(SPCC) 최고경영자 치링 셰르파 회장은 "폐기물은 여전히 큰 문제로 남아있다. 특히 손이 닿지 않는 고지대 캠프에서는 더욱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에베레스트산과 인근 로체산을 오르는 등반가는 베이스캠프에서 일명 '똥 봉투'를 구입해야 한다. 모든 등반가는 목표지점을 찍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왔을 때 봉투의 내용물을 반드시 확인받아야 한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당국은 미국에서 배변봉투 약 8000개를 조달해 등반가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1인당 2개씩 배포할 예정이다. 이 특수 배변봉투에는 인간의 배설물을 굳혀 냄새를 줄이는 화학물질과 분말이 포함됐다.

밍마 셰르파 회장은 "등반가들은 북미 최고봉 데날리산이나 남극 등 극지에서도 배설물을 관리하기 위해 똥 봉투를 사용해 왔다"며 "이번 규제가 산을 청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등반가는 약 2주 정도 산에 머물면서 하루 평균 배설물 250g가량을 배출한다고 알려졌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