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년째 지금 모습 그대로...'살아있는 화석' 4종

  • 이후림 기자
  • 2024.02.12 00:05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실러캔스부터 오리너구리까지. 일명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이 동물들은 수백만 년, 심지어 수억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구에서 같은 외형을 유지하며 살아남았다.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다. 찰스 다윈은 진화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금과 거의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동식물을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렀다. 

과학자들 사이에서 이 단어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던 때도 있었다. '변하지 않았다'는 것의 기준과 정의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던 종 대부분이 해부학적으로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유전적으로는 조금씩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후 이 단어는 진화 역사 초기의 화석과 여전히 매우 유사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진 고대종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고대 생물종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한 외형을 가진 4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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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러캔스

실러캔스. (사진 Bruce Henderson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실러캔스. (사진 Bruce Henderson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실러캔스는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심해에서 발견되는 고대 경골어류다. 고생대 데본기 무렵인 약 4억 년 전에 출현했으며 비조류 공룡이 멸종한 백악기 대멸종 시기부터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과학자들은 6500만 년 전 실러캔스가 멸종한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1938년 남아프리카 해안에서 살아있는 개체가 재발견되면서 여전히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때부터 실러캔스는 지구상 가장 오래된 척추동물로 여겨졌다.

실러캔스는 거대한 몸집을 가졌다. 길이는 최대 2m까지 자랄 수 있고 무게는 최대 90㎏까지 나간다. 수명도 매우 긴 편인데,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약 100년을 산다.

현존하는 2종 모두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도네시아실러캔스 개체수는 500마리 미만으로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단계다. 아프리카실러캔스(서인도양실러캔스)는 1만 마리 미만으로 적색목록 '취약(VU, Vulnerable)'으로 등재됐다.

 

2. 투구게

투구게. (사진 Shubham Chatterjee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투구게. (사진 Shubham Chatterjee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투구게가 지구에 출현한 시기는 약 3억 년 전이다. 비조류 공룡보다 지구에 훨씬 오래 산 셈이다.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고대 투구게와 비교했을 때 그다지 많은 진화를 거치지 않았다. 투구게는 고대 절지동물로 선사시대 게와 유사한 외형을 가졌지만, 유전적으로는 거미와 전갈에 더욱 가까운 친척이다.

전세계에 총 4종이 현존하고, 튼튼한 외골격과 바다 밑바닥을 걸어 다닐 수 있는 다리 10개를 가졌다.

투구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희생된 대표적인 동물이다. 투구게의 파란 혈액이 몸 안으로 침투한 세균을 빠르게 식별하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파란피에 포함된 질병 방어 성분 '헤모시아닌'이 질병에 노출된 부분을 즉시 응고해 오염 여부를 알려주는 식이다.

실제 전세계 제약회사는 이 파란 혈액을 채취해 신약 개발이나 약물 오염도 측정에 사용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포획, 지구가열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 이유로 개체수가 감소해 2016년 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됐다.

 

3. 마귀상어 (고블린상어)

마귀상어. (사진 Dianne Bray - Museum Victoria)/뉴스펭귄
마귀상어. (사진 Dianne Bray - Museum Victoria)/뉴스펭귄

마귀상어는 악상어목 마귀상어과에 속하는 심해어다.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에서 서식하며 1억 2500만 년 전부터 존재했다. 몸길이는 최대 4m, 무게는 최대 210㎏다. 피부는 분홍빛을 띠고 지느러미는 작은 편이다. 

다른 상어종에 비해 느리게 움직이는 편이지만, 길게 뻗은 주둥이에 '로렌치니' 기관이 월등히 많이 분포해 있어 어두운 심해에서 먹이를 쉽게 잡을 수 있다. 로렌치니 기관은 다른 생물의 전류, 수압, 수온 등을 감지하는 신체 기관이다.

 

4. 오리너구리

오리너구리. (사진 Charles J. Sharp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오리너구리. (사진 Charles J. Sharp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고라파덕' 캐릭터의 모티브로 잘 알려진 오리너구리는 수생에 적응한 포유류다. 약 1억 1000만 년 전 출현했고 지금은 호주에서만 관찰된다. 포유류로는 드물게 알을 낳는 '난생'을 한다. 지구상 난생하는 포유류는 오리너구리를 포함해 단 5종이다. 이처럼 알 낳는 포유류 5종을 '단공류'라고 부른다.

2008년 영국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오리너구리는 진화적으로 포유류, 조류, 파충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특별한 종이다. 몸은 포유류인 수달과 비슷하고 부리는 조류인 오리, 유전적으로는 파충류에 근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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