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서재]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 이수연 기자
  • 2023.12.25 00:05
(그래픽 본사DB,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그래픽 본사DB,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문을 박차고 나갈 용기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멈추지 않는 열차 안에서 하염없이 바깥을 내다보는 이가 있었습니다. 결국 문을 열고 하얀 세상으로 나오죠. 그리고 수많은 생명이 쓰러져가는 지금, 기후위기를 초래한 체제 너머를 상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장해야만 살아남는 체제 밖으로 나가자고 외치죠. 그곳은 어떤 곳일까요? 아니, 어떤 곳이어야 할까요? 기존의 질서에 균열을 내고 전혀 다른 세상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떠나보시죠.

 

 

바보야, 문제는 탄소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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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본사DB)/뉴스펭귄
(사진 본사DB)/뉴스펭귄

기후위기는 약자에게 더 고달픕니다. 기후위기를 말할 때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죠. 그것을 '기후정의'라고 부릅니다. 기후정의를 외치는 이들은 나아가 모든 불평등한 체제를 비판합니다. 자본주의, 성장주의, 인간중심주의, 제국주의, 가부장제, 생태학살을 지탱하는 체제에 저항하죠. 2022년 9월 24일 이들은 거리로 나와 기후위기 당사자가 누구인지 묻고, 생명을 파괴하는 체제를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후위기는 온실가스를 뿜어내는 화석연료만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을 희생시켜 더 많은 상품으로 이윤을 쌓는 체제의 문제이기 때문인데요. 924 기후정의행진에는 '기술로 탄소를 줄이는 방법' 대신 '차별과 억압 없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까'를 먼저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초대받지 못한 주인공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한편, 재생에너지를 늘리기 위해 세운 풍력발전기가 멸종위기종 상괭이 서식지를 훼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처음 상괭이는 이 논의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겪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 되레 비인간에게 영향을 주는데 말이죠. 최근에는 에너지전환을 논할 때 남방큰돌고래나 괭이갈매기와 같은 존재를 드러내려는 시도가 생기고 있는데요. 인간중심주의에서 한발 물러서서 모두를 위한 장을 마련한 것이죠.

 

 

우리의 상상이 현실로


(사진 언니네텃밭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사진 언니네텃밭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체제 밖으로 나와 대안을 살아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고민하는 여성들인데요. 기존 관행농업이 생산량 많은 단일종자를 선호한 탓에 기후위기에 적응할 다양한 씨앗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입니다. 이때 여성농부들은 소품종 대량생산을 벗어나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전환하고, 생산과 소비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벗어나 필요한 먹거리를 자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농사가 어려울 것만 같은 도시에서 텃밭을 일구며 도시와 농촌의 경계도 허물었고요. 생산량을 극대화해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구별됩니다. 또 기술로 접근하는 스마트팜 대신 흙이 지닌 탄소저장 능력을 믿고 유기농업에 나섰는데요. 오히려 과도한 노동이 불필요해졌죠. 생산한 작물을 소비자와 직거래해 탄소발자국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자연을 착취하며 자본을 축적하는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도 살 수 있음을 보여준 실험이었죠.

 

 

장막을 걷고 담을 넘어서


그럼 자본주의는 무조건 나쁘고, 기술로 해결하는 탄소중립은 의미가 없다는 말인가요? 책 <기후위기, 전환의 길목에서>를 쓴 열한 명의 저자는 기후위기라는 문제를 넓고 길게 보자고 말합니다. 인간만을 위하거나 탄소만 줄이려는 방법으론 기후위기 극복이 반쪽짜리에 불과하단 뜻이죠. 반갑게도 이미 전환으로 나아가며 틈을 넓히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때론 막막하게 느껴지는 전환에 기꺼이 몸을 내맡기는 이유는 그곳이 열차보다 더 안전하고 따뜻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래픽 본사DB)/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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