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일하면 서 있을 때 보다 더위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조사 결과 고추밭의 성인 허리 기준 높이 온도는 얼굴 높이보다 약 2도 가까이 높았고, 도심 속 공원에서는 한낮 지면 온도가 지상 1.5m보다 10도 이상 높은 경우도 관찰됐다.

야외에서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일하면 서 있을 때 보다 더위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야외에서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일하면 서 있을 때 보다 더위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기상청이 최근 ‘폭염 특별관측’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일상 속 공간이나 여행하는 곳에서의 폭염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이동형 기상관측장비로 다양한 장소를 측정한 비정규 기상 관측이다.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농업환경(논, 밭, 비닐하우스 등)과 계곡, 휴양림 등 총 14개 지점에서 특별관측을 진행 중이다.

같은 야외라도 더 뜨겁고 덜 뜨거운 곳이 있었다. 밭이 논보다 폭염 강도가 더 심했다. 지난 7월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추밭 평균 일 최고기온은 배나무가 심어진 과수원보다 0.4℃, 논보다는 0.9℃ 높았다.

다만 기상청은 “이러한 차이는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햇볕에 직접 노출되는 작업자의 경우 체온은 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위를 더 느끼기 쉬운 비닐하우스는 일 최고기온이 인근 고추밭보다 평균 3.9℃ 더 높았다. 햇빛이 강했던 7월 8일 오후 2시경에는 인근에 비해 최대 11.5℃ 높은 기온이 기록됐다.

농작업 환경에서의 높이별 기온 차이도 달랐다. 낮은 곳이 높은 곳보다 더 뜨거웠다. 서서 일하는 사람보다 앉아서 일하면 더 더울 수 있다는 의미다. 고추밭 관측 결과에 따르면,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일하는 높이(지상 50cm)에서의 일 최고기온이, 일반적으로 서 있는 높이(성인 평균 얼굴 높이, 지상 150cm)에서 보다 평균 1.8℃ 더 높게 나타났다.

높이에 따라 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조사 결과는 작년 여름에도 발표된 바 있다. 기상청은 지난해 여름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특별관측을 실시했다. 당시 아스팔트와 녹지 기온 차이는 평균 3.1℃로 나타났는데, 햇볕에 노출된 지면 온도는 지상 1.5m 높이 온도 보다 10℃ 이상 높았다.

당시 기상청은 “일사에 노출된 지면 부근 온도가 평균적인 성인 키에서 느끼는 기온보다 10도 이상 높기 때문에 낮은 높이에서 이뤄지는 밭일 등 작업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키가 작고 체온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들은 폭염에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권한 바 있다.

한편, 무더위 속 그늘의 효과는 확실히 눈에 띄었다. 올해 조사에서는 고추밭 옆 그늘(정자)에서는 오후(12∼18시) 평균기온이 평균 0.8℃ 낮게, 최대 3.0℃까지 낮게 나타나는 등 농업환경 5개 지점 중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보라매공원의 그늘이 없는 도로(아스팔트)와 나무 그늘이 있는 녹지를 비교했더니 오후 2시~4시 도로에서 관측한 기온이 녹지에서의 기온보다 평균적으로 3.1℃ 높았고, 최고기온은 3.9℃만큼 높았다.

기상청은 무더위에서는 주기적으로 그늘에서 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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