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온 상승이 곡물 수확량을 급감시켜 우리의 식탁 위 식량을 실질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솔로몬 샹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8일 발표한 연구에서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 오를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약 550조kcal에 해당하는 식량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단순 계산해도 전 인류 1인당 하루 121kcal씩 사라지는 양이다. 성인 남성이 하루 필요로 하는 열량인 2700kcal의 4.4%에 해당하며, 흰 쌀밥 반 공기 또는 삶은 달걀 1개 반과 맞먹는 양이다. 

2100년이면 작물 생산량 절반 줄어든다

연구진은 옥수수, 쌀, 밀, 대두, 카사바, 수수 등 인류가 주로 소비하는 6대 주식 작물의 수확량과 기온 변화의 관계를 분석했다. 54개국 1만 2000여 지역에서 137년에 걸친 실제 재배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해당 작물들은 전 인구가 섭취하는 칼로리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 고배출 시나리오가 지속될 경우 2100년까지 주요 작물 생산량이 지역에 따라 최대 50%까지 줄어들 수 있다.

지구 평균기온이 4도 이상 오를 경우, 옥수수는 미국, 중국,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최대 52% 줄고, 쌀은 유럽·중앙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 50% 이상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밀은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에서 30~40% 감소하고, 카사바·수수는 아프리카 지역 전반에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의 비슷한 연구들이 농부들이 기후변화에 맞게 재배 작물이나 시기를 조정할 것이라는 이상적인 가정을 전제로 했다면, 이번 연구는 실제 농민들이 기후변화와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어떻게 품종을 선택하고 농사를 지어왔는지 실제로 관찰된 행동을 토대로 데이터를 수집해 적용했다는 점이 다르다. 

사라진 121kcal 돈으로 환산하면?

그렇다면 사라진 121kcal를 채우려면 얼마의 지출이 더 발생할까?

최근 물가가 오르긴 했지만 한국 기준 쌀밥 한 공기를 1000원이라고 가정하고 계산해보자. 1인당 하루에 약 500원씩 추가지출 한다고 했을 때, 1년이면 18만 2500원의 지출이 발생한다. 이를 전 인류 82억 명을 기준으로 확대해 보면, 하루에 약 4조 원, 연간 1460조 원 규모의 부담이 생긴다.

솔로몬 샹 교수는 “기온이 3도 오르는 건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이 아침 식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며 단기적 적응만으로는 식량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한국을 포함해 현재 곡물 생산이 집중된 중위도 지역은 특히 적응 속도가 느려 기후 타격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팀은 “장기적 식량안보를 위해선 농업 종사자들의 품종 다양화, 경작지 확대 등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먀 농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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