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폐어구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구조를 위한 자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영훈 지사는 이를 위한 전담팀 구성을 지시하면서 “해양수산부가 하지 않으면 제주도가 직접 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제주도는 16일 도청에서 주간혁신성장회의를 열고 남방큰돌고래 구조 방안을 비롯한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영훈 지사는 최근 제주 해상에서 폐어구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구조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해양생태계 보호는 인류의 책임인 만큼 남방큰돌고래 구조를 위해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해양수산부의 소극적 입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많은 국민이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동물 한 마리 폐어구에 걸린 것 가지고 매번 구조 체계를 작동할 수 있느냐’는 해수부의 대응 방식은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남방큰돌고래 등 구조가 필요한 해양동물보호에 대해서는 ‘해양동물 전문구조·치료기관의 관리와 지원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해양수산부가 구조기술위원회를 개최해 구조의 필요성과 방법 등을 종합 검토한 후 조치해왔다. 제주도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는 해양보호동물 구조의 체계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해양수산부 고시에 따르고 있다.
오 지사는 이날 “해수부가 못하면 우리가 한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동원해서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라도 다 구해내겠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오 지사는 해양수산부와의 소통을 강화하되 도 차원의 자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무부지사를 단장으로 전담팀(TF)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등에 따르면, 재작년 낚싯줄에 얽힌 채 처음 발견됐던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가 지난달 또 다른 낚싯줄에 감긴 채 다시 발견됐다.
본지 취재 등을 종합하면 종달이가 처음 낚시줄에 얽혀 발견된 것은 재작년인 지난 202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핫핑크돌핀스 등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은 이듬해인 2024년 1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종달이 몸을 휘감은 낚싯줄을 절단했지만, 여전히 꼬리 부분에 낚시줄이 남아 있었다.
종달이가 자주 머무렀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노을해안로 앞바다 중 일부는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로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보호구역 안과 밖에선 여전히 갯바위 낚시, 찌낚시 등 낚시 행위가 성행하고 있고, 버려지거나 유실된 낚시 장비들이 여기저기 방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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