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는 어떤 멸종뉴스가 있었을까요?
<뉴펭요약>에서 정리해드립니다.
➡ 괌물총새가 40여 년 만에 야생에서 알을 낳았습니다
➡ 매립장 예정지 250m에서 수리부엉이가 발견되었습니다
➡ 멸종위기종 거북이 100살에 처음 엄마가 되었습니다
➡ 100년 만에 진짜 거대오징어가 나타났습니다
➡ 7만 년 전 유전자로 늑대가 다시 태어났습니다
40년 만에 첫 알
[뉴스펭귄 곽은영 기자] 과거 야생에서 절멸했지만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 야생에 첫걸음을 내디딘 괌물총새(Guam kingfishers)가 첫 알을 낳았습니다. 40년 만의 야생 번식 사례입니다.
원주민들에게 ‘시헥(Sihek)’이라고 불려 온 괌물총새는 괌 지역 고유종으로 예쁜 털 빛과 옆으로 납작한 큰 부리가 특징인데요. 1940년대 괌에 침입종 뱀이 들어오면서 개체수가 급감하다 1988년 자취를 감췄습니다. 생물학자들이 야생에 살아남은 개체 29마리를 동물원으로 옮겨 인공 보전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드디어 지난해 9월 태평양의 작은 섬 팔미라 환초(Palmyra Atoll)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방사됐습니다.
방사된 새들은 곧장 주변 환경에 적응하며 먹이를 사냥하고 열대림을 누비기 시작했고 4쌍은 짝을 짓고 둥지도 지었습니다. 그리고 부활절이었던 4월 셋째 주 주말, 이들이 낳은 알이 발견됐습니다. 알을 낳은 괌물총새는 모두 생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알에서 깐 새끼를 키우는 육추 경험이 없는데요.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같은 시도를 반복하며 점차 육추 능력을 익힐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올여름 더 많은 어린 괌물총새가 팔미라 환초에 방사될 예정으로 10쌍의 번식쌍 탄생이 목표라고 하네요.
여기 살고 있었니?
울산 매립장 사업 예정지에서 불과 250m 떨어진 거리에서 법정보호종인 수리부엉이가 발견되었습니다. 현재 울주군 온산읍 삼평리 산20-5번지 일원에서는 약 14만㎡ 규모, 매립 용량 약 285만㎥의 일반산업폐기물 매립시설 설치가 추진 중인데요. 사업자가 2023년 10월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는 현지 조사 결과 법정보호종은 삵과 황조롱이 2종만 확인됐다고 했는데, 이후 시민 모니터링을 통해 법정보호종 조류가 발견된 것입니다.
홍승민 짹짹휴게소 대표가 실시한 모니터링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수리부엉이, 팔색조, 고니, 새매, 솔개, 검은머리촉새 등 15종 이상의 법정보호종 조류가 사업 예정지 반경 약 2km 이내에서 관찰됐습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사업 예정지로부터 약 250m 떨어진 절벽에서 수리부엉이 어미새와 새끼 3마리가 확인됐습니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으로 지정된 조류입니다. 현재 협의 막바지 단계인 2차 보완서에 해당 내용이 반영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환경단체 등은 관련 정보를 적극 반영하고 수리부엉이 등에 대한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모여 서식하는 곳에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서면 서식지를 교란하고 먹이사슬 붕괴 위험이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이 수리부엉이 서식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밀 조사 후 서식지 보전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입니다.
100살에 첫 엄마
멸종위기종 서부산타크루스땅거북이 100세에 처음 엄마가 됐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동물원은 4일(현지시간) 150년 역사 최초로 서부산타크루스땅거북 부화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태어난 새끼는 모두 네 마리입니다.
암컷 마미와 수컷 아브라조는 둘 다 약 100세로 동물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거북 한 쌍입니다. 거북은 평생 번식할 수 있는 동물이지만 마미는 100세가 돼서야 생애 처음으로 새끼를 품에 안았습니다. 2023년 처음 알을 낳았지만 부화에는 실패하고 지난해 11월 다시 16개의 알을 낳아 최근 그중 4개가 부화에 성공했습니다. 마미는 서부산타크루스땅거북 가운데에서도 가장 늦게 어미가 된 개체로 기록됐습니다.
태어난 새끼들은 각각 무게 70g으로 전부 암컷입니다. 거북의 성별은 부화 당시 온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는 암컷으로 태어납니다. 서부산타크루스땅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급(CR)’ 단계에 놓인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동물원 측은 이번에 태어난 새끼 거북이 멸종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진짜 존재했구나
그동안 간접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 그 누구도 살아 있는 모습을 본 적 없었던 ‘거대오징어(Mesonychoteuthis hamiltoni)’가 유유히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거대오징어는 최대 길이 7m, 무게 500kg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지구상에서 확인된 가장 무거운 무척추동물로 평가됩니다. 1925년 영국의 동물학자 가이 코번 롭슨이 향유고래 위장에서 발견한 조직을 분석해 새 종으로 기술했고 이후 100년 동안 대부분 사체나 고래와 바닷새의 위장에서 발견된 먹이 찌꺼기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연구돼 왔습니다. 그러니까 살아 있는 개체가 자연 서식지에서 관찰되고 영상으로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비영리 해양연구기관 슈미트해양연구소가 영상으로 촬영한 살아있는 거대오징어는 남대서양 사우스샌드위치 제도 인근 해역 수심 600m에서 발견됐습니다. 길이 약 30cm로 아직 성장 중인 어린 개체였습니다. 아마 인간의 존재도 모른 채 심해에서 오랫동안 살아왔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영상을 분석한 오클랜드공과대학교 캣 볼스타드 박사는 “이번 촬영은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첫 관찰이자 생물다양성 이해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시 태어난 늑대
북미 대륙의 고대 포식자 다이어울프가 약 1만 2000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7만 년이 넘은 두개골과 약 1만 3000년 된 이빨에서 추출한 DNA를 분석해 유전체를 복원한 다음, 개의 난자에 이식하는 유전자 편집과 복제 기술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정확히 따지면 멸종한 종이 그대로 되살아난 건 아닌데요.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한 기업은 ‘멸종동물의 핵심 형질을 복원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습니다.
멸종한 다이어울프는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도 등장했는데요. 이번 복원을 진행한 미국 생명공학 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복원된 새끼 늑대들은 회색늑대의 고대 유전체를 편집해 다이어울프의 특징을 재현한 하이브리드 종입니다. 지난해 10월 1일 수컷 두 마리, 올해 1월 30일 암컷 한 마리가 태어나 3마리 모두 미국 내 비공개 보호 구역에서 사육 중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두고 오래된 DNA는 손상돼 있어 완전한 복원이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멸종위기종을 복원하는 생태적 대안으로는 무리가 있으니 실제로 존재하는 멸종위기종 보전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더해졌습니다. 그러나 콜로설은 이번 복원이 멸종위기종 보전 기술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매머드, 도도새, 태즈메이니아 타이거와 같은 멸종동물 복원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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