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바닷속 혹등고래와 의사소통을 시도해 일부 성공했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과학자들이 바닷속 혹등고래와 의사소통을 시도해 일부 성공했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지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고래와 인간이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과학자들이 바닷속 혹등고래와 의사소통을 시도해 일부 성공했다. 외계 생명체를 탐색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외계 생명체와의 의사소통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브렌다 맥카운 박사와 그의 연구팀 웨일-세티(Whale-SETI)는 고래의 소리가 인간 언어와 비슷하게 복잡한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첨단 수중 마이크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바닷속 고래의 소리를 녹음하고 분석, 언어 구조에 가까운 패턴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그중 ‘접촉’ 신호라고 이름 붙인 소리에 주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접촉 신호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다양한 맥락에서 발생하는데, 주로 고래들이 무리 내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거나 접촉을 시도할 때 사용된다.

연구팀이 수중 스피커를 통해 ‘접촉’ 신호를 재생한 결과, 이를 들은 혹등고래가 배로 다가와 연구팀이 재생한 신호의 간격에 맞춰 소리를 내며 배 주위를 맴돌았다. 이날 연구팀은 약 20분 동안 혹등고래와 소리를 주고 받았다.

맥카운 박사와 연구팀은 “인간이 혹등고래와 고래의 ‘언어’로 소통한 첫 사례”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고래의 복잡한 의사소통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있어 큰 진전이 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혹등고래 무리는 매우 복잡한 사회적 의사소통을 나누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거품 그물(bubble net) 사냥법이다. 

거품 그물 사냥법은 혹등고래 무리가 작은 물고기 떼를 한 곳에 모아 쉽게 잡아먹기 위해 거품 그물을 만드는 협력 전략인데, 여러 마리의 고래가 서로 신호를 보내고 타이밍을 맞추면서 ‘입으로 거품을 내뿜는 역할’, ‘먹이 떼를 위로 몰아 올리는 역할’, ‘사냥을 시작하는 신호를 보내는 역할’ 등 각자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거품 그물 전략을 혹등고래가 매우 복잡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한다는 증거로 보고 향후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혹등고래는 몸길이가 12~18m에 달하며 무게가 40톤에 이르며 긴 가슴지느러미와 울퉁불퉁한 머리가 특징이다. 최대 80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하며, 복잡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한다. 과거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처했고 현재 개체수가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어구에 걸리거나 선박과 충돌하는 등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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