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해가 갑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해를 여러분은 어떻게 기억하고 마무리할 계획인가요? 멸종·기후위기 시선으로 보아도 2024년은 얘깃거리가 정말 풍부합니다. 사라졌다 극적으로 돌아온 동·식물이 여럿 눈에 띄었고 기자가 두 눈으로 직접 본 멸종위기종도 많았죠.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날씨는 어느 해보다 심하게 널뛰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많은 독자가 관심을 가졌던 전 세계 곳곳의 흥미로운 뉴스, 기후·생태적으로 큰 의미가 있어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의미 있는 소식도 많았습니다. <뉴스펭귄>은 여러 위협에 놓인 야생동물을 더 가까이 만나기 위해 연말 봉사활동도 다녀왔습니다. 멸종·기후위기 시선으로 돌아보는 올해의 마무리 뉴스를 7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그래픽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그래픽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2024년 한 해 <뉴스펭귄>은 국내외 기후위기 소식을 바쁘게 전했습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로 발생한 피해부터, 이를 막아보려는 사람들 이야기를 알려왔습니다.

<뉴스펭귄>은 연말을 맞아 2024년 기사 중 독자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의미와 재미를 모두 갖춘 ‘10대 기후뉴스’를 선정해 소개합니다. 각 기사 제목을 누르면 바로 볼 수 있습니다.

 

1. 요즘 유행 '저속노화밥', 렌틸콩 대신 '이것' 어때요?

녹두.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녹두.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오늘도 저속노화밥 해먹었다"라는 말을 아시나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저속노화밥'을 해먹고 SNS에 인증하는 문화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속노화밥이란 말 그대로 노화 속도를 낮추는 식사법으로, 흰쌀밥처럼 정제 곡물을 피하고 통곡물을 섞어 밥을 짓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때 저속노화밥의 재료로 렌틸콩, 병아리콩, 퀴노아 등 외국산 곡물이 떠오르는데요. 그보다 탄소 발자국을 더 줄이면서도 영양소는 유사한 우리나라 토종 곡물 5종을 소개합니다.

 

2. 기후재난에 사라질 유네스코 세계유산...한국 3곳도 포함?

종묘 정전. (사진 궁능유적본부)/뉴스펭귄
종묘 정전. (사진 궁능유적본부)/뉴스펭귄

유네스코 세계유산 50곳이 기후위기로 2050년 안에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한국의 세계유산 3곳도 포함됐습니다. 바로 조선왕릉과 종묘, 산사(한국의 산지 승원)인데요. 세 유산을 공통으로 위협하는 요인으로 홍수가 꼽혔으며 종묘는 가뭄이, 산사는 강 범람이 위험 요인으로 더해졌습니다. 한편, 기후위기로 가장 위험에 처할 유네스코 세계유산 1위로 인도네시아 발리의 관개 시스템 '수박(Subak)'이 꼽혔습니다.

 

3. "눈에도 안 보이는데" 지구가열화 막는 바다의 작은 영웅들

플랑크톤이 만들어내는 메탄티올이라는 가스는 대기 중에서 산화돼 황산염 에어로졸로 변해 태양빛을 반사하고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플랑크톤이 만들어내는 메탄티올이라는 가스는 대기 중에서 산화돼 황산염 에어로졸로 변해 태양빛을 반사하고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플랑크톤 같은 남극해의 작은 생명체에서 나오는 가스가 지구의 대기를 냉각시켜 기후위기 극복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해양생물이 만드는 '메탄티올'이라는 가스가 해양에서 발생하는 황의 양을 25% 더 증가시켰는데요. 인간이 내뿜는 인공적인 황이 아닌 메탄티올이 함유한 '자연적인' 황은 태양빛을 반사해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4. 설맞이 백화점, 너도나도 '이것' 사수

국내 주요 백화점 3사 보냉백. (사진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뉴스펭귄
국내 주요 백화점 3사 보냉백. (사진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뉴스펭귄

명절을 맞아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한 번 쓰고 버려질 뻔한 보냉백을 수거해 재활용 또는 재사용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백화점 3사가 친환경 보냉백의 반납률을 높이기 위해 어떤 활동을 전개하는지 <뉴스펭귄>이 집중적으로 점검했습니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보냉백을 만들고, 소비자가 반납한 보냉백은 다시 피크닉 매트나 보틀백으로 재활용하는 등 순환이 이뤄졌는데요. 상태가 좋은 보냉백은 그대로 재사용됐습니다.

 

5. 억만장자 요트 1년 뿜은 탄소량 = 일반인 860년치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 50명이 평균 1시간 30분 만에 일반인이 평생 배출하는 것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옥스팜)/뉴스펭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 50명이 평균 1시간 30분 만에 일반인이 평생 배출하는 것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옥스팜)/뉴스펭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 50명이 평균 1시간 30분 만에 배출하는 탄소량이 일반인이 평생 배출하는 것보다 많다는 옥스팜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보고서는 억만장자 50명이 1년간 평균 184차례 비행기를 타고 425시간을 하늘에서 보내면서 일반인이 300년간 배출하는 것과 비슷한 양의 탄소를 뿜는다고 밝혔는데요. 실제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는 개인 전용기 2대로 1년에 25일을 비행하며 아마존 직원들이 207년간 배출하는 것과 같은 양의 탄소를 배출했습니다.

 

6. 널뛰는 날씨 속 117년 만에 떨어진 눈 폭탄...피해 잇따라

지난 27일 밤 군포 금정역 부근 차량에 눈이 쌓여 있다. (사진 배진주 기자)/뉴스펭귄
지난 11월 27일 밤 군포 금정역 부근 차량에 눈이 쌓여 있다. (사진 배진주 기자)/뉴스펭귄

지난 11월 27일은 1907년 이후 1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린 11월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설에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차량 약 50대가 부딪쳤고 항공편은 다수 결항됐으며 집앞 눈을 치우던 60대가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지는 사고도 일어났습니다.

 

7. "친환경 현수막 쓰나요?"...정당들 '반전' 답변은

선거철이 아닌데도 붙은 정당 현수막.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선거철이 아닌데도 붙은 정당 현수막. (사진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22대 총선을 앞두고 기후위기 대응을 선언한 정당들이 정작 홍보용 현수막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는 외면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뉴스펭귄> 취재팀은 당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이 현수막 사용 시 친환경을 고려하는지 질의했습니다. 그 결과, 세 정당 모두 중앙당 차원에서 현수막을 친환경적으로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신 정당 지역위원회 차원에선 폐현수막 업사이클 등 노력하는 사례도 있었는데요.

 

8. "고탄소병으로 죽었어요"...학생들이 치른 '지구 장례식'

지구의 얼굴을 한 영정 사진 앞에 매연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는 사진,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 기름 유출로  몸이 까맣게 덮인 새의 사진 등이 제사상으로 전시됐다. (사진 유호연 인턴기자)/뉴스펭귄
지구의 얼굴을 한 영정 사진 앞에 매연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는 사진,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 기름 유출로  몸이 까맣게 덮인 새의 사진 등이 제사상으로 전시됐다. (사진 유호연 기자)/뉴스펭귄

지난 6월 5일 환경의 날, 파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구 장례식' 퍼포먼스가 열린 현장을 <뉴스펭귄>이 취재했습니다. '고탄소병'으로 사망한 지구의 영정사진 앞 제사상에는 각종 플라스틱이 올라와 있고, 학생들은 '아이고 아이고' 하며 곡소리를 냈습니다. 이곳 문산수억고에선 올해로 3년째 환경의 날마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환경 행사가 열립니다. 다음은 '지구 장례식'에 참여한 학생들의 대화입니다.

"아니 지구 앙반 어쩌다 저렇게 죽었습니까?"
"그동안 사람들 때문에 시름시름 앓고 있었거든요. 숨을 못 쉬어 죽었어요. 약을 꾸준히 복용했어야 하는데...에너지 절'약'이요."

 

9. '기후위험'에 포스코 떠난 주주들, 한전도 떠났다

2022~2024년 '기후위기 대응 부족'을 이유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배제한 국내기업 목록. (그래픽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기후위험'을 파는 기업에 투자할 수 없다며 포스코를 떠난 해외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같은 이유로 한국전력도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22~2024년 포스코를 투자에서 배제한 해외 기관투자자 16곳의 보고서를 살펴보니, 그중 11곳은 한국전력도 투자 목록에서 제외한 것인데요. '화석연료 사용', '석탄발전 확대', '심각한 환경파괴' 등이 이유였습니다.

 

10. 래퍼 제이통 "플렉스 말고 플로깅 유행하길"

인터뷰하는 래퍼 제이통. (사진 유호연 기자)/뉴스펭귄
인터뷰하는 래퍼 제이통. (사진 유호연 기자)/뉴스펭귄

직설적으로 '자연을 보호하자'는 내용의 노래를 낸 래퍼 제이통과의 인터뷰입니다. 어릴 때부터 잔반은 남기지 않고, 채소를 직접 키우는 농부인 제이통은 힙합에서 외치는 '플렉스'라는 과소비 문화가 '최악'이라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플렉스보다 플로깅이 좋다고 하죠. 그는 "쓰레기 줍기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퍼진다면 자본을 가진 거대한 기업도 환경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즐겁게 함께하자고 독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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