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후위험'에 포스코 떠난 주주들, 한전도 떠났다

  • 이수연 기자
  • 2024.03.20 13:53
2022~2024년 '기후위기 대응 부족'을 이유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배제한 국내기업 목록. (그래픽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2022~2024년 '기후위기 대응 부족'을 이유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배제한 국내기업 목록. (그래픽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기후위험'을 파는 기업에 투자할 수 없다며 포스코를 떠난 해외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같은 이유로 한국전력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뉴스펭귄> 취재 결과, 2022~2024년 포스코를 투자에서 배제한 유럽 기관투자자 16곳 중 11곳이 한국전력도 '투자 배제' 기업으로 분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18일 기후솔루션은 최근 외국인 주주들이 포스코홀딩스와 그 자회사를 이탈한 배경으로 '기후위험'을 꼽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막대하지만 기후위기 대응은 미비한 기업을 투자자들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기후솔루션이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매년 발표하는 '투자 배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럽에 있는 기관투자자 16곳 이상이 2년 사이 포스코를 투자에서 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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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1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15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27.9%로, 1년 전인 49.79%보다 약 22%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2022년 덴마크 상업은행 단스케방크는 '화석연료 활동'을 이유로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을 투자에서 배제했다. 2023년 스웨덴 투자은행 씨비펀드는 '심각한 환경파괴'를 이유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투자 목록에서 제외했다.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로베코는 '석탄발전소 확대 계획'을 이유로 들어 포스코홀딩스와 계열사 5곳을 2024년 투자에서 배제했다.

해외 기관투자자 16곳이 포스코를 투자 목록에서 배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그중 11곳은 같은 이유로 한국전력과 그 자회사도 투자 목록에서 제외했다. 심각한 환경파괴, 석탄발전 확대 계획, 기후에 악영향을 미치는 화석연료 등이 이유였다. 한국전력과 포스코는 우리나라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1·2위 기업이다.

2022년 영국 자산운용사 알제브리스는 '석탄발전'을 이유로 포스코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이앤씨에 더해 한국전력과 자회사 5곳을 투자에서 배제했다. 네덜란드 건강보험사 멘지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을 2023년 투자 목록에서 제외했다.

이외에도 2023년 네덜란드 연기금 호레카케이터링은 '화석연료 사용'을 이유로 포스코퓨처엠과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S-Oil)을, 씨비펀드는 '심각한 환경파괴'를 근거로 영풍 석포제련소를 투자 목록에서 제외했다. 노르웨이 자산운용사 스토어브랜드는 2022년 포스코와 한국전력, HD현대중공업을 투자에서 배제했다.

기후솔루션은 기후대응 부족이 기업의 재무 영향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21일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 이후 출범이 유력한 '장인화 새 CEO 체제'에 가장 큰 도전이 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장은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 포스코를 비롯한 기업들은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이해관계자의 검증을 받도록 중간 목표와 관련 조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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