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최근 런던 패션위크가 파충류 가죽 사용 금지를 선언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지향하며, 파충류와 기타 이국적인 가죽을 더 이상 런웨이에 올리지 않겠다는 취지다. 동물권 단체도 이 결정에 호응했다. 그런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보전학자들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천연 가죽이 합성 섬유보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더 우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 (사진 Pixabay)/뉴스펭귄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 (사진 Pixabay)/뉴스펭귄

지난달 영국 패션 협회(British Fashion Council) 데이비드 리-펨버튼 부국장은 2025년 런던 패션위크에서 악어, 뱀 및 기타 동물의 가죽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지향하려는 디자이너들의 요구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동물권 단체들은 런던 패션위크의 결정을 지지했다. 실제로 동물권 등을 옹호하는 측면에서는 파충류 가죽 산업의 비윤리성과 생태적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그중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는 과거 성명에서 “파충류가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비윤리적 관행이 빈번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파충류 가죽 사용이 동물 학대 문제를 악화시키며, 윤리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IUCN "파충류 가죽은 우수한 지속가능성 가진 자연기반 원료"

하지만 다른 목소리도 들린다. 합성 섬유보다 천연 가죽이 더 환경적이라는 취지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IUCN은 논평에서 파충류 가죽이 우수한 지속 가능성을 가진 자연 기반 원료라고 주장했다. IUCN이 인용한 2019년 생애 주기 평가(LCA)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단뱀 가죽은 면이나 합성 섬유, 기타 가죽보다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충류는 햇빛에서 에너지를 얻고, 이를 생리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온혈 동물보다 에너지 소비가 90% 더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있다. IUCN은 이러한 특성이 기후변화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열대 지역의 생태계와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IUCN은 파충류 가죽 공급망이 야생 수확과 농장 사육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과학 기반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동물 복지, 환경적 기준, 개체군 모니터링과 같은 요소가 포함되며, 이를 통해 열대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 가능한 생계와 식량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UCN은 패션 산업이 동물권 단체의 주장뿐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를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물권 단체들은 여전히 생태계와 동물 복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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