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결과 야생 사자꼬리원숭이들 중 약 25%가 관광객으로부터 음식을 받거나 쓰레기통을 뒤지고 거주지에 침임하는 등 인간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조사 결과 야생 사자꼬리원숭이들 중 약 25%가 관광객으로부터 음식을 받거나 쓰레기통을 뒤지고 거주지에 침임하는 등 인간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인간 활동이 야생의 서식지를 침범한 지역에서 인간과 접촉이 늘어난 멸종위기종 원숭이가 자연에서의 생존력을 점차 상실해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케랄라산림연구소(Kerala forest Research Institute)와 마이소르 대학교(University of Mysore) 공동 연구진은 최근 인도 서부 가츠산맥(Western Ghats)에 사는 사자꼬리원숭이(lion-tailed macaque)가 인간과의 상호작용 증가로 인해 행동 양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서부 가츠산맥의 사자꼬리원숭이 서식지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중심으로 8개 주요 지역을 조사한 결과 약 25%의 사자꼬리원숭이들이 관광객으로부터 음식을 받거나 쓰레기통을 뒤지고 거주지에 침임하는 등 인간과 접촉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중 발파라이(Valparai), 넬리얌파시(Nelliyampathy), 사바리말라(Sabarimala) 등 지역은 관광객 유입이 증가하면서 인간과 사자꼬리원숭이의 접촉이 빠르게 증가한 지역으로 지목됐다. 

특히 발파라이라는 지역은 수십 년간 인간과 사자꼬리원숭이간의 접촉이 이뤄져온 지역으로, 약 180마리 이상의 사자꼬리원숭이가 정기적으로 인간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과 사자꼬리원숭이의 접촉이 늘어난 이유로는 사자꼬리원숭이의 야생 서식지 파괴가 꼽히고 있다. 사자꼬리원숭이의 야생 서식지를 가로질러 도로와 철로 등 인프라가 들어오고, 농장 개발, 삼림 벌채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갈 곳을 잃은 원숭이들이 인간 활동 지역으로 내몰린 것이다.

야생 서식지를 가로질러 도로와 철로 등 인프라가 들어오고, 농장 개발, 삼림 벌채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갈 곳을 잃은 사자꼬리원숭이들이 인간 활동 지역으로 내몰렸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야생 서식지를 가로질러 도로와 철로 등 인프라가 들어오고, 농장 개발, 삼림 벌채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갈 곳을 잃은 사자꼬리원숭이들이 인간 활동 지역으로 내몰렸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자꼬리원숭이를 연구해온 마이소르대학교 메와 싱(Mewa Singh) 교수는 “처음에는 인간의 음식을 멀리하던 사자꼬리원숭이들이 점차 습관이 달라져 이제는 스스로 음식을 찾기보다 관광객에게 다가가거나 쓰레기통을 뒤지는 일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자꼬리원숭이와 인간의 접촉이 늘어난 결과가 단순히 원숭이들의 행동 양식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케랄라 산림연구소 페로스 발라크리쉬난(Peroth Balakrishnan) 박사는 "(인간과의 접촉이 일상화됨으로 인해)사자꼬리원숭이들이 영양실조, 인수공통감염병, 인간에 대한 의존도 증가, 로드킬, 관광객과의 충돌 등 위협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멸종위기종인 사자꼬리원숭이가 지금처럼 인간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질 경우 야생에서의 생존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단순히 보호 구역을 지정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사자꼬리원숭이 간에 상호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광객들에게 야생동물에게 음식을 주지 않도록 규제하고, 파괴된 서식지를 복원해 원숭이들이 자연에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자꼬리원숭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적색목록 위기 단계의 멸종위기종으로 약 4200마리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사자꼬리원숭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적색목록 위기 단계의 멸종위기종으로 약 4200마리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한편 사자꼬리원숭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적색목록 위기(EN) 단계의 멸종위기종으로 약 4200마리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영장류 보존(Primate Conservation)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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