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씨월드의 큰돌고래. (사진 핫핑크돌핀스)/뉴스펭귄
거제씨월드의 큰돌고래. (사진 핫핑크돌핀스)/뉴스펭귄

[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돌고래쇼 업체에서 큰돌고래 2마리가 잇따라 폐사했다. 이를 두고 일부 수의사와 동물단체 등이 업체의 관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업체는 건강상태를 꾸준히 관리하며 효율적으로 케어해 왔다고 반박했다.    

거제씨월드에서 지난 2월 25일과 28일 큰돌고래 '줄라이'와 '노바'가 각각 폐사했다.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두 마리 모두 질병으로 약을 투여 받으면서 쇼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는 사망 4일 전까지 구토와 설사 증상에 시달리며 쇼에 투입됐다. 윤미향 의원실이 경남도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바는 2월 한 달 동안 10차례 항생제와 대장 질환 약물을 투여받았고, 2월 24일까지 쇼에 투입됐다. 

거제씨월드의 큰돌고래. (사진 핫핑크돌핀스)/뉴스펭귄
거제씨월드의 큰돌고래. (사진 핫핑크돌핀스)/뉴스펭귄

◇한국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 "감염병 관리 부족"

이를 둘러싸고 최근 수의사들이 업체의 관리가 일부 미흡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한국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는 지난 14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노바의 사망한 원인인 "장염전(장꼬임)이 고래목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희소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강검진을 통해 장염전을 일정 부분 사전에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해당 수의사회는 "수의사의 소견으로 건강 문제가 있는 동물의 경우 진료 기회를 확보하고 해당 개체의 전시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수의사회의 한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해당 업체의 감염병 관리가 부족했다"고 <뉴스펭귄>에 설명했다.

국내 수족관에 근무중인 수의사는 "아프거나 치료를 받는 개체의 경우 과한 운동은 제한돼야 한다. 이는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전했다.

◇환경단체 "아픈 돌고래 쇼 투입은 비윤리적"

동물권단체 등에서는 해당 고래들이 비윤리적인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는 2월 병에 걸린 돌고래가 쇼에 투입되는 비윤리적인 상황이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해수부와 환경부 등은 2023년 6월 거제씨월드 현장 조사 후 돌고래에 휴식권과 건강권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으나 거제씨월드는 휴일없이 돌고래쇼장을 운영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들이 야생에서 취하지 않는 고난도 동작을 공연에서 펼쳐 보이도록 강요되면서 더욱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결국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 등 10개 시민사회단체가 3월 15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 핫핑크돌핀스)/뉴스펭귄
핫핑크돌핀스 등 10개 시민사회단체가 3월 15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 핫핑크돌핀스)/뉴스펭귄

◇ 거제씨월드 "동물학대? 당치 않다"

거제씨월드는 큰돌고래 폐사 논란에 대해 "동물 학대 주장은 당치 않다"는 입장이다. 

거제씨월드는 폐사 사실이 알려진 후 "당사가 가장 슬프고, 충분한 관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업체는 "줄라이와 노바뿐만 아니라, 사육 중인 전체 동물들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생태설명회 참여여부 및 참여 시간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투약, 혹은 회복기에는 전담 수의사 및 사육사의 집중 케어와 함께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거제씨월드가 20일 게시한 입장문. (사진 거제씨월드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거제씨월드가 20일 게시한 입장문. (사진 거제씨월드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업체측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핫핑크돌핀스는 '관리가 미흡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는 <뉴스펭귄>과 통화에서 "(윤미향 의원실이 경남도청으로부터 받은)자료를 보면 '노바'의 질병으로 수의사가 투약 횟수를 점점 늘리고 있는 와중에도 업체는 쇼를 진행했다. 설사, 구토 증세가 있던 2월에만 쇼에 60번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뉴스펭귄>은 돌고래쇼를 둘러싼 동물권 단체 등의 지적과 이에 대한 업체 측의 입장 등을 추가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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