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Banking on climate chaos 보고서 캡처)/뉴스펭귄
(사진 Banking on climate chaos 보고서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탄소중립을 선언하고도 지난해 화석연료 산업에 총 7050억달러를 조달한 세계 60대 은행이 공개됐다. 국내 은행 중에서는 KB금융그룹이 포함됐다.

13일(현지시간) 열대우림행동네크워크,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 등 8개 환경단체가 공동 '기후 혼돈을 지원하는 금융 2024'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 은행 60곳은 파리협정 이후 지금까지 화석연료 산업에 약 6조 900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7050억 달러(약 474조원) 규모의 대출이 이뤄졌다. 2014년 채택된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치를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 이내로 제한하자는 국제적 합의를 말한다.

보고서는 "대부분 은행이 탄소중립 은행연합(NZBA)에 가입했음에도 여전히 화석연료 산업에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은행으로는 KB금융그룹이 지난해 화석연료 산업에 약 12억 달러를 지원하면서 56위에 이름을 올렸다. 파리협정 이후 8년을 통틀면 KB금융이 화석연료 산업에 지원한 금액은 129억 달러에 규모다.

KB금융은 2020년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바 있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투자 및 채권 참여를 전면 중단하기로 약속했다.

(사진 Banking on climate chaos 보고서 캡처)/뉴스펭귄
(사진 Banking on climate chaos 보고서 캡처)/뉴스펭귄

2023년 KB금융이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한 우리나라 화석연료 기업은 HD현대오일뱅크로, 1억 5600만달러를 지원했다. 뒤이어 미국 리오그란데 LNG 프로젝트에 1억 5000만달러를 지원했으며 SK이노베이션, 한국남부발전 등 전체 29곳에 자금을 지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에만 ▲심해 석유·가스 시추 4100만달러 ▲수압파쇄법 8100만달러 ▲메탄가스 확장 1억9500만달러 ▲석탄발전 1억7000만달러 ▲천연가스발전 4억6400만달러 ▲석탄채굴 1500만달러를 투자했다. KB금융이 보유한 전체 자금의 0.22%가 화석연료 산업에 흘러갔다.

보고서는 KB금융이 탄소중립 은행연합에 가입한 은행 중 유일하게 '탈탄소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기업으로 꼽았다. 탄소중립 은행연합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은행 간 연합이다.

한편 2023년 화석연료 투자 1위 은행은 JP모건 체이스로 총 408억달러를 투입했다. 미국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일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 저자들은 화석연료 확장을 지원하는 모든 금융을 즉시 중단하고 금융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엄격한 목표를 설정하라고 주장했다.

게리 아란세스 에너지생태개발센터 대표는 "화석연료로 향하는 은행의 자금은 에너지전환 장애물이며, 기후위기에 취약한 이들에게 사형선고와 같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지속가능 관련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자동차 투자를 확대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꿀벌 개체수 보전을 위한 생물다양성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고 <뉴스펭귄>에 말했다. 다만 보고서가 지적한 내용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은 따로 전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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