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철창을 벗어난 반달가슴곰이 사살됐다.
당진소방서는 전날 오후 7시 8분 충남 당진시 송악읍 석포리에서 100㎏ 이상인 성체 반달가슴곰 1마리가 탈출했다는 농장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탈출 개체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상황은 오후 8시 58분 경찰 측이 수배한 포수가 농장 내 숨어있던 탈출 개체를 사살하면서 종료됐다. 탈출한지 2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반달가슴곰은 총에 맞아 숨졌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종이더라도 탈출 개체가 '위험 그룹'으로 분류되는 맹수일 경우 긴급한 상황에서는 사살을 고려할 수 있다. 곰은 중대형 식육동물로 위험 그룹에 포함돼 있다.
<뉴스펭귄> 취재 결과 이 농장은 허가받은 시설로 반달가슴곰 92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번에 1마리가 총에 맞아 숨지면서 91마리가 남았다. 당진에 남은 허가 받은 사육곰 시설은 이곳 단 1개소뿐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은 "탈출 개체가 농장 밖으로 나가진 않았지만 탈출 시점이 야간이었기 때문에 주변 민가의 안전을 고려해 농장주가 사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동물이 시설을 탈출했다 총에 맞아 죽는 사건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경북 고령 농장에 20년간 갇혀 살던 암사자가 탈출 1시간 만에 사살됐고, 2018년 9월에는 대전오월드에 살던 퓨마 '뽀롱이'가 사육사 부주의로 우리를 탈출해 4시간 30분 만에 총에 맞아 숨졌다.
반달가슴곰은 환경부 지정 천연기념물 제32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하지만 문화재보호법은 반달가슴곰 중 한국 아종만 천연기념물로 인정한다. 사육곰 대다수는 반달가슴곰이지만 70~80년대 일본과 중국 등에서 수입됐다는 이유로 천연기념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육곰의 나이가 10살이 넘으면 도살해 웅담을 채취하는 것이 여전히 합법인 이유다.
사육곰 구조단체 '곰보금자리프로젝트'에 따르면 2023년 6월 기준 한국에 남은 사육곰은 299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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