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가 오지마" 사람과 헤엄치기 싫은 고래상어의 속사정

  • 남예진 기자
  • 2023.09.08 15:13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제대로 된 생태관광을 위해 고래상어의 상태를 충분히 관찰하고,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은 거대한 상어와 함께 헤엄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생태관광'을 체험한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연간 3억 달러(약 4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으며, 수익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상어 보존에 이바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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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생물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생태관광이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하고, 선박 충돌 등 더 많은 위험에 노출시켜 종 보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은 생태관광이 상어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네이처(nature)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상어 중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고래상어'가 생태관광으로 어떤 행동 변화를 겪는지 확인하기 위해 총 39개의 영상을 촬영했다.

연구진은 고래상어의 행동 변화를 살피기 위해, 일정 거리를 두고 주변을 맴돌았다. (사진 Quantifying the behavioural consequences of shark ecotourism 논문)/뉴스펭귄
연구진은 고래상어의 행동 변화를 살피기 위해, 일정 거리를 두고 주변을 맴돌았다. (사진 Quantifying the behavioural consequences of shark ecotourism 논문)/뉴스펭귄

이 중 20개는 사람이 고래상어로부터 최소 2m 떨어진 거리에서 헤엄쳐 생태관광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했고, 나머지는 고래상어 홀로 헤엄치는 장면을 관찰했다.

두 종류의 영상을 비교한 결과,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고래상어는 지그재그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포식자와 마주했을 때와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런 행동 변화가 고래상어의 에너지를 소비해 먹이사냥을 어렵게 하고, 번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래상어를 포함해 연골어류 30%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해있고, 상어의 번식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종 보존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생태관광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물들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관광 전 생물들의 상태를 살펴 급격한 움직임을 보이는 개체는 피하고 그렇지 않은 개체라도 충분한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래상어의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 캡처)/뉴스펭귄
고래상어의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 캡처)/뉴스펭귄

한편 고래상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위기(Endangered, EN)'로 등재된 멸종위기종이다.

이들은 생태관광지에서 선박과 충돌위험에 노출되고 있으며, 큰 몸집 때문에 참치 어선에 의해 자주 혼획된다.

다만 이들의 생태에 관해 밝혀진 것이 적어 즉각적인 보존 조처를 하기 어려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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