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좀 갑시다' 무임승차하는 어류들, 목적 따로 있었다

  • 남예진 기자
  • 2023.09.30 00:15
고래상어 주위에서 헤엄치는 소형 어류를 잡아먹는 대형 어종들. (사진 Murdoch University)/뉴스펭귄
고래상어 주위에서 헤엄치는 소형 어류를 잡아먹는 대형 어종들. (사진 Murdoch University)/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멸치, 정어리 등의 소형 어류가 고래상어 주변을 맴도는 원인이 밝혀졌다.

호주 머독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도서 열람 플랫폼 '스프링거 링크(Springer Link)'에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호주 닝갈루 산호초지대에선 빨판상어부터 10㎝이하의 소형 어종(Bait Fishes)이 고래상어 주변에 모여드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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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판상어는 고래상어 피부 표면에 기생하는 요각류를 제거해 주기 때문에 고래상어와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소형 어종은 어떤 이익을 취하기 위해 고래상어 주변에 머무는지 밝혀진 바가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형 어종이 포식자들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고래상어 주변에 몰려든다고 추정해왔다.

대형어종이 고래상어 주변을 맴도는 소형어종을 순식간에 먹어 치우고 있다. (영상 Murdoch University)

하지만 연구진이 닝갈루 산호초지대의 생태관광업체에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결과, 대형 어종들이 고래상어 주위를 맴도는 소형 어종 군집을 먹어치우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이에 연구진은 "소형 어종이 고래상어 주변에 몰려드는 것은 포식자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목적 때문일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밝혔다.

주저자인 크리스틴 배리 박사과정 학생은 "고래상어는 먹잇감이 풍부한 곳을 찾기 위해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이때 고래상어가 일으킨 파도로 인해 고래상어 주변부 물의 저항이 감소한다"며 "이 영향으로 소형 어종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곳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 어종 입장에선 고래상어와 함께 돌아다닐 경우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도 먹잇감을 손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래상어의 먹잇감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이들이 섭취하는 양은 고래상어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는 수준이다.

배리 연구원은 "촬영된 영상에서 알 수 있듯 소형 어종들은 고래상어와 동행하더라도 포식자의 공격에는 여전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래상어의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고래상어의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한편 고래상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위기(EN, Endangered)'로 등재된 멸종위기종이다.

고래상어는 선박충돌, 사냥, 환경오염 등에 의해 위협받고 있어 보존계획이 시급하다. 다만 생태 관련 정보가 적어 보존 계획 마련에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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